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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광윤 May 31. 2019

대체 비결이 뭔가요?

<영어책 읽기의 힘> (by 고광윤, 길벗)

영어가 유창한 보통 아이

 

특별한 언어적 재능도 외국 거주 경험도 없는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있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상당 기간 생활한 경험도 없고 어릴 때부터 영어 유치원을 다닌 것도 아닌데 두꺼운 영어책을 술술 읽고 영어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끔 그런 아이에 대해 듣기도 하고 주변에서 보기도 합니다. 방송이나 언론에서는 그런 아이들을 영어 영재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들 중에는 물론 언어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아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타고난 언어 재능 없이, 남다른 언어 환경의 혜택 없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춘 아이가 많지는 않지만 분명 존재합니다.


재능이나 환경의 혜택을 받지 않은 영어 영재의 비결은 뭘까?


그런 아이를 보면 정말 부럽고 신기하게만 느껴지시나요? 내 아이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영어 실력을 지녔지만 언어 재능이나 지능, 부모의 사회 경제적 능력과 언어 환경이 대다수 아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어떻게 그러한 일이 가능한지 궁금하시겠죠? 대체 무슨 비밀이나 비결이 있는 걸까요? 내 아이와 어떤 결정적 차이가 있을까요? 그런 아이의 부모와 당신은 어떻게 다를까요?


비결의 첫 번째 부분충분한 보고 듣기

 

아이가 정말로 영어를 잘하길 원한다면 먼저 충분히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질문을 약간 바꾸어보겠습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얻는 비결을 묻기 전에 아이가 정말로 영어를 잘하길 원하십니까? 아이가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하는 데 들인 엄청난 수고와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원하십니까?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춰 영어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십니까? 그리하여 영어보다는 좀 더 본질적인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길 바라십니까? 진심으로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이 부모로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그동안 수도 없이 들어왔던 것처럼, 아이가 영어를 충분히 보고 들음으로써 머릿속에 양질의 영어 입력이 차고 넘치도록 적절한 환경과 도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고 제대로 알고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이미 잘 아는 이야기라고요?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그런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정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쏟아부었음에도 영어 문제의 진짜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에게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이 원칙을 제대로, 꾸준히 실천해야 합니다. 물론 먼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알게 된 것을 제대로 꾸준히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성경》 <야보고서 2:17>에서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아웃라이어(Outliers)》의 저자로 1만 시간의 법칙을 역설한 말콤 글래드웰과 《재능은 과장되었다(Talent is Overrated)》의 저자 제프 콜빈에 따르면 성공의 비결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올바른 방법으로 부단히 행한 연습과 실천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앎이나 불충분한 실행이 아닌 끝까지 제대로 실천에 옮기는 것, 이 차이가 바로 유창한 영어 실력 획득의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내 아이에게 매우 뛰어난 언어 습득 재능과 엄청난 끈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아이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사회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충분히 보고 들으면 구어 영어 능력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아이가 머리에 차고 넘칠 만큼 충분히 영어를 보고 들으면 우선 영어의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영어의 소리를 듣는 능력이 제대로 자리 잡히면 모르는 단어라도 그 소리 형태를 꼭 집어내 발음할 수 있으며 엄마나 아빠에게 무슨 단어인지를 물어보게 됩니다. 또한 소리 형태로 영어의 어휘와 문장 구조에 대한 꽤 많은 지식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출 방식과 내용에 따라, 특히 엄마나 아빠가 평소에 영어책을 꾸준히 읽어주고 함께 볼 경우, 파닉스의 기초도 상당 부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나중에는 약간의 파닉스 교육만으로도 문자를 해독해 단어를 인식하고 영어를 읽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많은 보고 듣기를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축적된 구어 영어 능력과 문자 언어에 대한 이해는 영어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능력의 기본 토대도 든든히 갖추도록 도와줍니다.


잘 믿어지지 않겠지만 실제로 가능한 일이며 직접 경험하고 확인한 일이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가 잘 믿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동안 비슷한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본 까닭에 이젠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단기간에 영어 정복을 약속하고 보장하는 허황된 과장 광고와 유사 영어 교육 전문가의 무책임한 주장이 오래전부터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이미 여러 차례 속아 본 경험도 있어 이제는 신물이 날 지경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묻고 싶을 것입니다.


    “모두 좋은 이야기네요. 근데 실제로 그러한 것이 가능한가요?” 

    “만일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실제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실상 그러한 가능성은 어느 아이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주장이나 과장이 아니라 지난 20여 년 동안 본인의 네 자녀와 주변 아이를 통해 직접 경험하고 확인한 결과입니다.


비결의 두 번째 부분즐독과 다독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영어책 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충분한 보고 듣기가 이루어지면 이제 아이가 영어책 읽기에 푹 빠지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영어책 읽어주기를 통해 영어에 대한 눈과 귀를 열어주면서 동시에 영어책 읽기가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일인지를 깨닫게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될 때 문자를 해독해 단어 읽는 요령을 가르쳐주고 동시에 아이의 흥미와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세계에 푹 빠져 영어책 읽기를 마음껏 즐기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영어책의 다독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 유일한 방법이다.


영어책을 많이 읽는 것이야말로 영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 뿐 아니라 유일한 방법이라는 주장은 영어 노출의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우리나라와 같은 EFL 환경에 특히 잘 적용됩니다. 영어책 다독이야말로 절대다수의 보통 아이들에게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방법일 뿐 아니라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왜 영어책 읽기가 유일한 방법일 수밖에 없는지, 영어책 읽기의 즐거움을 깨닫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어책 읽기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우리 아이에게 알맞은 영어책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영어책 읽기는 어떻게 시작하며 진행해가야 하는지, 그리고 영어책 읽기의 긴 여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이 책의 해당 부분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세히 설명합니다.

 

재능이나 노력보다는 운

 

본서의 대부분은 영어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다.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제가 오랜 세월의 경험을 통해 직접 확인한 유창한 영어 실력 달성의 확실한 비결은 한마디로 머릿속에 차고 넘치도록 영어를 보고 들어 구어 영어 능력의 기초를 든든히 한 후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세계에 푹 빠져 영어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나가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비결을 실제 실천에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첫 번째 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영어 문제 해결의 비결을 무엇으로 어떻게 구현해가야 하는지, 배우고 깨달은 바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성공의 비결은 재능과 노력이 아니라 운이다.


개인적으로 성공의 진정한 비결은 개인의 타고난 재능이나 노력보다는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운이란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액수의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이 순전히 우연에 의해 주어지는 통제 불가능한 운(luck)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고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운(fortune)을 의미합니다. 아이의 성공 비결을 제대로 이해하고, 단순한 앎이나 이해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길 줄 알며, 주변의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라도 끝까지 갈 수 있는 그런 엄마나 아빠를 만나는 행운을 당신의 아이가 누리게 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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