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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웬 Dec 23. 2022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그냥 먹어

Vol.1 다시 멕시코 | #7. food in Oaxaca, MEX

 사람들이 와하카 와하카 하는지 알겠다

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께레따로와 굳이 비교하자면, 와하카는 도시 규모가 훨씬 크고 도로가 넓은 , 갤러리와 핸드메이드 소품이 많고, 건물 외벽의 색상이 훨씬 밝고 비비드 하다. 사랑스러운 컬러와 벽화가 곳곳에 가득한 . 무엇보다도 음식이 너무 맛있는 지역이니  먹어야 좋을지 궁금했다. 와하카 지역만의 문화가 정말 풍부한 곳이기도 하고.


와하카에 간다는 말을 듣고 친구 JP “내가 정말 사랑하는 도시야. 다녀온   좋아하는 맛집 리스트를 공유할게. 네가  가봤으면 하는 곳들이 정말 많아라며 10군데가 넘는 식당과 메즈칼(혹시 깜빡했다면, 데낄라와 비슷한 아가베로 만든 술이며, 대부분 와하카에서 생산됨) 바를 추천해 주었다. 추천해준 곳을 검색하고 구글 지도에 핀을 하나씩 생성할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다 먹고 싶어… 나 여기서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고 싶어. 네가 왜 와하카를 좋아하는지 알겠어. 음식 맛은 물론 테라스 있는 곳을 좋아하는, 취향이 참 잘 통하는 친구.


와하카 시티에 도착한  J 말했다. “어른처럼, 교양 있는 사람처럼 차려입고 나이스한 곳에 가서 저녁 먹자! 어때?” 그냥 맛있는  먹으러 가자고 해도  텐데, 마치 해변에서의 파티가 얼마나 wild 했는지 간접적으로 표현하듯 J  이렇게 자기만의 유머를 더해 말한다(한국어로 옮기니 뉘앙스가 많이 퇴색되어 아쉽다. 녹음해서 음성으로 공유하고 싶다.) 그렇게 10 정도의 교양 있는 어른이 모여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멕시코 건축물은 대게 밖에서  때는 대문과 창문, 그리고 벽만 보인다. 단조로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데 나는 그런 반전을 너무 사랑한다.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바들이 이런 단조로움 속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을 발견할 때의 희열감이란! 우리가 저녁을 먹으러  곳도 그랬다. 곳곳에 비밀통로와 방이 많아 어린아이처럼 돌아다니다 길을 잃을 것만 같은 곳.


아무거나 잘 먹지만 아무거나 다 맛있다고 하지 않는 나는 분명 foodie 맞고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맛을 설명하는 재주는 매우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형용사가 부족한 느낌. 이건 직접 먹어봐야 한다는 말밖에  수가 없다. “Ummmmm~”이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맛이니까.



와하카에서는 먹은 기억밖에 없다. 먹고 먹고 또 먹고. 아니 멕시코에 맛있는 거 많은 건 알고 있었는데, 이거 너무 하잖아… 하루에 3끼밖에 못 먹는 나의 작은 위가, 아무리 걸어 다니며 소화시키려 해도 고파지지 않는 배가 야속했다. 식재료도 식문화도 풍부한 와하카 지역의 특색 있는 재료들을 활용한 새로운 음식들을 탐험하고 있는데 그 센세이션이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엄청난 내적 리듬을 불러일으키고 이내 그 파동이 어깨로 전해져 이리저리 들썩이게 만든다.


사실 처음 멕시코 왔을 땐 타코며 퀘사디아며 또띠야와 치즈, 고기가 들어간 다양한 음식들을 주로 먹었다. 물론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먹고 싶고 또 맛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음식은 이 두 가지이지만 토르티야를 가지고 어떻게 요리하냐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음식이 탄생한다. 소뻬 sope, 또스따다 tostada, 볼칸 volcan, 고르디따 gordita, 우아라체 huarache 등등. 그리고 그런 음식들은 당연히 토르티야의 식감이나 재료에 따라 다른 맛과 풍미가 있지만 대게 비슷한 맛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기름지고 헤비하다. 살사를 듬뿍 얹어 먹기 때문에 짜고 라임즙을 쭉쭉 뿌리기에 입맛을 자꾸 자극하는 신맛이 느껴진다. 자꾸만 ‘한입 더’를 외치게 되는 그런 맛의 굴레.


그땐 맛있게, 그리고 많이도 먹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먹으면 속이 좀 부담스럽다. 께레따로에 있을 때 하루는 점심에 gordita(고르디따 - 호떡을 만들듯 안에 치즈를 넣고 동글 납작하게 만든 토르티야를 튀긴 뒤 옆구리를 갈라 그 안에 양배추와 원하는 고기를 넣는다) 하나와 돼지고기 타코 두 개를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한 게 느껴졌다. 먹는 찰나의 순간 입은 행복했으나 그 대가로 몇 시간 동안 불편함을 떠안아야 했다.



, 여기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가 한국에서 흔히 멕시칸 음식! 했을  생각하는 그런 음식들은 사실은 TEXMEX(텍스멕스) , 텍사스와 멕시코의 합성어로 미국식 멕시칸 음식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britto 브리또와 fajita 파히타가 있다. 관광지와 일부 북부 멕시코지역을 제외하고는 이 음식들을 본 적이 없다. 멕시칸들의 서러움이 조금은 느껴지려나 몰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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