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더블:엔 송현옥 편집장
신간 《태어난 김에, 책쓰기》 도입부를 장식하는 글입니다.
editor’s note
책을 ‘왜’ 쓰고 싶으신가요?
안녕하세요! 더블엔 출판사 송현옥 편집장입니다. 누구나 책을 내는 세상이 되었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과연 그 책을 누가 읽는 건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그래서, 책을 ‘왜’ 쓰고 싶은지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누가 읽으면 좋을지 고민하며 독자층을 확실히 잡고 써야 팔리는 책이 됩니다. 독자 여러분이 손에 잡은 이 책은, 브런치 인기 작가 ‘류귀복’ 작가님의 세 번째 책입니다. 열심히 글을 쓰고, 좋은 책을 멋지게 알리는 부지런한 작가님이십니다. 세 번째 책이지만 책쓰기 책, 태어난 김에 책을 쓰시라는 주장을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작가님이시죠.
작가님과 더블엔의 인연은 첫 책 원고를 더블엔에 투고하면서 시작되었지요. ‘호모 해피니쿠스’라는 다소 현학적이면서도 조금 궁금한 제목으로 투고를 하셨고, 치과방사선사라는 직업과 성당이 있는 직장에서 근무한다는 말에 살짝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프린트해서 조금씩 읽어보다가 한두 달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이때의 인연은 이렇게 멈추었어요. 그러다 얼마 후, 두 번째 메일을 받았습니다.
직감으로 아! 그때 그분이구나 했습니다. 투고는 아니고 기획 아이디어를 보내셨는데, 저는 원고 없이 아이디어만으로는 출간계약을 잘 하지 않습니다. 원고를 꼼꼼히 검토하여 계약을 해도 본격적으로 편집에 들어가면 많은 변수가 끼어드는 데다, 좋은 내용이라고 다 잘 팔리는 게 아니어서 요즘 같은 불황에, 특히나 작은 출판사가 기획안만으로 책을 출간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예전의 류귀복 작가님 글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어딘가에서 분명히 출간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어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돈 버는~’ 컨셉으로 ‘브런치 글쓰기’ 책을 쓰겠다고 제안을 하셨으니, 바로 오케이였습니다.(단순한 편집장 같으니:0)
우연이 조금씩 모여 일이 성사되면 이걸 ‘운’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거예요. 단지 아이디어가 좋아서, 투고 메일 내용이 좋아서, 기획안만으로 출간계약이 이루어진 건 아닙니다. 작가님이 뿌려놓으신 노력과 씨앗은 어딘가에서 반드시 싹을 틔운다는 관점에서 보면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뭐라도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계약하고 정확한 날짜에 들어온 원고는 분량이 많았지만, 알찬 내용이라 잘라낼 부분이 없었습니다.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책이 출간된 히스토리입니다.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다 모여 계시는 플랫폼 브런치에 들어가 보면 정말 깜짝 놀랍니다. 이 분들, 다 어쩜 이렇게 글들을 잘 쓰실까… 그런데 그분들은 어떻게 해야 책을 잘 출간할 수 있는지 투고의 늪에 빠져 힘들어하시고, 출판사는 또 출판사대로 브런치를 탐색하며 열심히 제안을 하며 까이고(?) 있지요. 마치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 구하기가 힘들고, 일 잘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봐 주는 회사를 만나기 힘든 이러한 무한반복의 아이러니 같이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류귀복 작가님 덕분에 더블엔은 고생 안 하고 멋진 두 분의 작가님과도 책을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파도 김경수 작가님의 《이게 다, 물고기 덕분이에요》 가 출간되었고, 발자꾹 김효숙 작가님의 《용기 있는 생활》이 곧 출간 예정입니다).
책을 이렇게나 안 읽는 시대에, 태어난 김에 책 쓰시라는 말, 편집자인 저는 못하겠습니다. 다만, 내가 왜 책을 쓰고 싶은지, 무엇을 쓰고 싶은지, 누가 읽으면 좋겠는지 계속 고민하면서, 나는 글을 정말 써야겠어, 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굉장한 보물이 되어줄 겁니다. 독자 여러분이 저자로 가는 길에 이 책이 다정한 동반자가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밑줄 그으며 읽고 두 번 세 번 정독하며 ‘내것’으로 소화해 내시면 좋겠습니다. 태어난 김에, 책 읽는 김에, 책 쓰는 김에, 꼭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편집장 송현옥
작가는 교정을 마친 원고를 PDF로 받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디자인이 적용된 파일을 확인할 때마다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내 자식이 더 아까운 부모의 심정이겠죠? 욕심이 크니, 쉽게 만족하기 힘든 게 당연합니다. 《태어난 김에, 책쓰기》는 저의 세 번째 책입니다. 감정이 무뎌진 상태에서 본문 디자인을 받았고, 큰 기대 없이 파일을 열었습니다. 휘리릭 페이지를 넘기면서 왈칵 눈물을 쏟았습니다. 2007년 4월 28일, 22살 박수현을 처음 본 이후로 6,865일 만에 느껴보는 벅찬 감정이었습니다. 아내를 만난 후 제 인생이 달라진 것처럼, 《태어난 김에, 책쓰기》가 많은 독자에게 출간을 선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성큼 다가온 봄, 여러분의 노력이 기회를 만나 기적을 일으키길 바라봅니다.
작가 류귀복
# 브런치에 뿌려놓은 노력과 씨앗이 책으로 싹을 틔우길 소망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