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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귀복 Nov 16. 2023

프롤로그 : 시급 천 원, 천재작가

무명작가 에세이 출간기

에세이 출간계약에 성공한 무명작가의 경험담이 작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 잠시 어울리지 않는 ‘페르소나’를 쓰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의 꿈은 브런치 작가 인가? 아니면 그냥 작가 인가?”


후자를 소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천재작가의 에세이 출간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첫 문장을 쓰고, 출판계약서에 서명을 남기고, 계약금을 입금받기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무명작가의 337일간의 기록이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예비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당신은 소중한 것을 포기할 만큼의 간절함이 있는가?”


가뜩이나 부족한 잠을 더 포기하고, TV 리모컨을 내던질 용기가 없다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책을 내서 유명해지는 게, 유명해져서 책을 내기보다 더 어려워진 세상이다. 평범한 인간이 본인의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갖는다는 것이, ‘흙수저로 태어나 자식에게 금수저를 물려주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 글이 남기는 결과는 비루하고, 때로는 처참하기까지 하다. 자본주의 사회와는 썩 어울리지 않는 행위다.


“시급 천 원에 만족하며 기꺼이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가?”


순도 100퍼센트의 즐거움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극심한 고통의 과정을 거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11개월이 걸렸다. 일평균 3시간 정도를 투자했으니 총 1,000시간 정도를 사용한 셈이다. 최저 시급 아르바이트를 했어도 1,000만 원은 벌었을 시간에 고작 100만 원을 벌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한다. 계약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급여가 매월 입금 되어도 별 감흥이 없는 아내마저도 크게 기뻐하며 뜨거운 눈물을 보인다. 이처럼 ‘시급 천 원’ 작가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는 ‘시급 백 원’이라도 좋으니 꿈이 이루어지길 소망하는 무명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자비출판이나 반기획출판을 위해 없는 살림에 사비까지 동원해서 투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 사람은 기획출판을 할 정도의 작가라고 하니 어느 정도의 천재성이 있지 않을까?”


나의 천재성에 대해 궁금한가? 수능시험 성적은 전국 평균 이하였고, 작문은 딱히 배워본 적이 없다. 부친으로부터 상인의 피를 물려받아 언변이 좋은 편이긴 하다. 말이 곧 글이 되니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에서 시작한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군 복무 시절, 효도편지 경시대회에 입상해서 5박 6일 포상 휴가를 받으면서 정식 데뷔(?)를 알렸고, 브런치 작가는 두 번 도전해서 겨우 성공했다. 종합해 보면 평범한 필력에 불타는 의지를 가진 보통의 가장이자 브런치 재수생이다. 이런 나도 해냈다. 그렇다면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책을 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자신이 있는가?”


이 질문에 “있다”라는 답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작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 번을 쓰고 지우며 ''미있는 문장을 완성하는 ‘작가’. 작은따옴표 속의 네 글자가 머리를 ‘쾅’ 하고 때리는가? 이 글을 읽으며 시급 천 원, 천재작가가 될 준비가 되었길 바란다. 오른손에 쥐어진 촉이 굵은 펜으로 책의 속지에 멋지게 사인을 남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출판계약서에 서명을 남기는 그날까지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


작가가 되는 것은, 단순하지만 중요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나는 작가다.”


제프 고인스가 <이제, 글쓰기>라는 책에서 남긴 말이다. 이 믿음이 나를 작가로 만들었다. 이제는 당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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