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의욕사이
그 어딘가

시작

by 슬찬

브런치라는 공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유튜브 숏츠나 넷플릭스 신작 애니메이션처럼 자주 찾는 건 아니었지만, 가끔은 이곳의 글들을 읽으며 나만의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 다짐은 몇 년째 마음속 어딘가에서만 맴돌고 있었다.
‘글을 잘 읽지도 않는 내가 무슨 글을 쓴다고.’
수학 선생님이라는, 소위 극T 기질에 몰빵된 나 자신을 그렇게 한정 짓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옛 제자가 브런치에 글을 15편이나 올린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친구는 학창시절 문과 1등이었고, 지금은 서울대에 다니고 있다.
그의 글은 역시나 남달랐다. 아는 얼굴이 써내려간 문장이어서인지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고, 괜히 반가운 마음과 묘한 감정이 함께 일었다.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의욕 같은 것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한 자 한 자 꺼내고 있다.


누군가 이 글을 읽을까? 아마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아들의 일상을 유튜브에 기록으로 남기듯, 이곳도 같은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
누가 보지 않아도, 이 기록은 내게 위로가 될 것이다.

글쓰기에는 영상과는 또 다른 좋은 점이 있다.
일단 얼굴이 드러나지 않으니, 조금은 더 솔직해질 수 있다.
막상 시작해보니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영상 초창기에 쓸데없는 인트로와 재미없는 장면들로 가득 찬 영상을 보며 ‘별로였다’ 싶었던 기억이 난다.
…아...그런데 이 글도 혹시 같은 느낌일까....

그래도 여기까지 읽어준 누군가가 있다면, 진심으로 고맙다.


게으름이 온몸을 점령하기 전에 이 다짐을 여기에 남겨두려 한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편은 꼭 쓰겠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 달려보자.


앞으로 어떤 글을 쓸까?
어쩌면 수학 이야기를 적게 될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수학은 만들긴 어렵고 조회수도 안 나오는 주제"라고 하더라.
그 어려운 걸, 나는 글로 한번 써보려 한다.


애니메이션도 좋아한다.
“40대 남자가 그런 걸 좋아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나에겐 그저 자연스러운 취향이다.
누군가 “오타쿠세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오타쿠를 나쁘게 보는 건 아니지만, 나는 진성 오타쿠들에겐 미안할 정도로 메이저한 애니만 좋아한다.


그림도 좋아한다. 그리는 걸 즐기지만 미술사나 화가에 대한 지식은 일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서 메인 주제가 되긴 어렵겠지만, 언젠가 한 꼭지 정도는 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교사다.
당연히 학생들, 교육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자주 등장할 것이다.

결국 이 공간에는 나의 생각, 나의 이야기들이 중심이 될 것이다.
이야기들이 모이고 섞여서, 어쩌다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술자리처럼, 글도 마무리가 제일 어렵다.
좋은 수업이 다음 수업을 기대하게 하듯, 좋은 글은 다음 글을 기다리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은 시작했다.

반드시 다음 주에 또 한 편, 글을 올리겠다.


#수학 #교사 #애니메이션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