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창업일기 #8
공인 중개사는 서류만 써주고 도장만 찍는데 몇 백 몇 천씩 받는다? 하는 거 없이 너무 많이 받는다?
공인중개사가 중개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 하나를 찍기위해 얼마나 많은 과정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면 쉽게 말하기 힘들 정도에요. 사실 눈물 날 정도로 처절합니다. 오늘은 그 처절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중개사가 되기 위해서 적어 1년은 자격증 공부에 매진해야 합니다. 자금력이 되어 바로 개업을 한다고 해도 목 좋은 자리에 부동산을 개업하려면 월세 2~300은 각오해야 합니다. 그뿐인가요? 여러분이 보는 네이버 부동산 광고는 1건에 2000원 정도는 내야 합니다. 못해도 매달 100개의 광고는 올리는데 그것만 20만 원입니다. 기본 경비까지 포함하면 인건비 제외 월 350만 원, 연간 4200만 원을 지출하게 됩니다.
4.5억 짜리 아파트를 중개 수수료 할인 하나도 없이 중개했을 때 0.4% 180만 원을 양쪽으로부터 수수해 총 360만 원을 받습니다. 매월 4.5억 아파트 1개씩 중개하면 본전입니다. 최소 2개씩 팔아야 중소기업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달 아파트 2개씩 거래하는 게 쉬운 일일까요?
1개의 아파트를 중개를 성사키기 위해서 한 고객에게 못해도 5개 정도의 매물은 보여 드려야 합니다. 그럼 5명의 매도인과 1명의 매수인의 스케줄을 일일히 확인하며 잡아야 합니다. 그 사이 매수인과 매도인 간에 사소한 트러블이라도 발생하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쪽이 마음에 안 들어 할 경우 거래가 틀어질 것이고, 양쪽이 연락처를 주고받는다면 어느새 중개사는 사라지고 직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매우 섬세한 부분이란 말이죠. 그리고 5개의 아파트 매도인 연락처도 알아야겠죠? 요즘은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누구도 전화번호를 쉽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매일 빠짐없이 매물 작업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매물 작업은 끝도 없고 그 다양함과 참신함도 셀 수 없을 정도죠.
공인 중개사는 잡기의 끝판왕이 되어야 합니다. 블로그, 유튜브도 해야 합니다. 동시에 외향적이어야 하고 활동적이어야 합니다. 물건 판매는 구매자만 만족시키면 되지만 중개는 구매자와 판매자 둘 다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쌍방을 신경써야 합니다. 그걸 매번 해야 하는 게 공인중개사죠. 물건도 찾고, 매수인도 찾고, 매수인과 매도인 모두 만족시켜야 하고 그 사이 뒷빡도 맞지 않아야 합니다. 진정한 종합 예술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여러분의 주거, 사업, 그리고 투자… 여러분의 재산을 위해서 중개 수수료를 아까지 마시고 제대로 일 할 중개사를 찾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중개 수수료는 법정 한도가 정해져 있으니 그 이상으론 받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돈을 내더라도 내 주거, 사업, 투자를 위해 최선을 다해줄 중개사를 찾는 게 좋습니다. 똑같은 물건을 두고 가장 싸게 중개해 줄 중개사를 찾는다? 가격이 싸진 만큼의 서비스를 받게 되실 거라 확신합니다. 반값 중개? 돈을 반 밖에 못 받았는데 풀 서비스를 기대하시는 건 아니죠? 세상에 그런 거 없습니다.
덧, 역시 문제는 완숙한 중개사분들이 여유로워 보여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막상 겪어보면 고작 이 정도 받고 이 일을 한다고? 싶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