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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자라 Aug 21. 2024

큐린이 성장기 4. 일본 인플루언서 마케팅

일본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나의 생각 

Q. 지금 마케팅 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하는 채널은 어디인가요? 

A. 인플루언서 마케팅입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 타이업이요!  


얼마 전 예전에 함께 일한 팀장님께 받았던 질문이다. 말 그대로 우리 회사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특히 유튜버 타이업에 전체 마케팅 예산의 80% 가까이를 소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시도한 여러 마케팅 액션 중 가장 코스파(cost performance)가 좋기 때문! 


일본에서 인지도가 낮고 오프라인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의 경우 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가장 효과 좋은 광고수단이라 생각한다. 인플루언서가 가진 신뢰도를 제품에 이입시킬 수 있으며, 오프라인 다음으로 제품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큐텐 운영과 더불어 나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Contents

1. 협업 종류

2. 실시 목적에 맞는 인플루언서 찾는 방법

3. 업무 플로우 


1. 협업 종류 (개인 / mcn) 

우선 인플루언서 협업 종류는 크게 소속이 없는 개인 인플루언서와 MCN 소속 인플루언서로 나뉜다. 


개인 

- MCN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인플루언서

- 소속이 있더라도 계약에 따라 개인적으로 협업 가능한 인플루언서


이 경우가 중개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가장 저렴하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요구사항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다만 스케줄 관리 및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MCN 

MCN과의 협업은 하기 2가지 케이스로 나뉜다. 

- 컨택한 MCN에 '소속'된 인플루언서와의 타이업 

- 컨택한 MCN에서 '섭외 가능한' 인플루언서와의 타이업 


보통 MCN에서 인플루언서 리스트를 받으면 그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해당 MCN에 직접 소속되어 있는 인플루언서도 있는 반면 담당자가 섭외 가능한 개인  및 타 MCN 소속 인플루언서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중개수수료가 또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진다. 실제로 나는 인플루언서 A의 매니저를 통해 A 채널에서의 협업을 진행했었는데, 이후에 B MCN을 통해 A의 견적을 또 받았다. 견적을 살펴보니 200만 원 정도 비용 차이가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2. 실시 목적에 맞는 인플루언서 찾는 방법 

구독자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유튜버는 아니다. 브랜드가 타이업을 통해 목표로 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하여 실시 목적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는 안목이 중요하다. 


판매가 목적이라면? 

댓글 반응을 꼼꼼하게 분석하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기 전과 후에 가장 큰 생각의 변화라 한다면 단연 '구독자수와 구매 전환수는 비례하지 않는다!'일 것이다. 구독자 수를 믿고 진행했다가 예상 보다 한참 낮은 전환 결과를 얻거나, 구독자 수는 적지만 래퍼런스가 좋아 진행했던 협업 건에서 예상외의 큰 전환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많은 판매를 위한 인플루언서를 서칭할 땐 아래와 같은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해 본다.


1) 단순 로열티인지 vs 손민수 대상인지 파악

댓글이 많이 달리고 댓글 반응이 좋아도 단순히 인플루언서가 예뻐서, 혹은 잘생겨서 좋아하는 경우가 있고, 그걸 넘어서 이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손민수하고 싶어 좋아하는 경우가 있다. 단연 후자의 경우가 판매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면서 동시에 완벽한 몸매와 피부관리를 하며 일도 육아도 열심히 하는 인플루언서의 경우, 이 사람의 예쁜 외모를 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 하고 싶고 또 사용하는 제품을 따라 쓰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구독자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귀여운 외모를 가진 인플루언서의 계정에서 콘텐츠만 보면 딱히 이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팬들의 댓글이 많다? 내 경험상 이 경우는 구매 전환에 효과적이지 못했다. 


2) 구독자수 대비 단가가 낮다면 의심해 보자 

결국은 브랜드들로부터 안건을 많이 받거나, 리피트 수가 많을수록 인플루언서의 몸값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브랜드들은 어떤 인플루언서를 선호할까? 바로 판매력이 있는 인플루언서일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구독자수 대비 단가가 높은 인플루언서의 경우 다수의 검증된 협업 래퍼런스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구독자수는 높은데 단가가 낮다면 가성비 좋다고 좋아할게 아니라 의심을 해봐야 한다. 


3) 댓글 속에 mcn 알바 숨어있을 수도! 

최근에 품게 된 의심이다. 댓글 반응도 좋고 조회수도 높았던 협업 건에서 전환 성과가 너무 낮아 원인을 분석하게 됐다. 그러던 중 유독 인플루언서와 자사 제품을 좋게 평가하는 댓글이 눈에 띄어 살펴보니 해당 채널에서만 댓글을 100개 이상 단 로열티 높은 구독자였다. 이게 뭐가 의심스럽냐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 협업 채널 내 영상이 총 140개 정도였다. 그럼 거의 모든 영상에 댓글을 달았다는 얘긴데 어쩐지 의심스러워 다른 긍정 댓글들의 활동 수도 확인해 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100건 이상의 댓글을 단 계정의 코멘트가 하나의 영상에서만 여러 개가 나왔다. 물론 확실하게 알바라고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인플루언서 분석 시에 이 부분도 고려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브랜드 인지도가 목적이라면? 

구독자 수 40만 이상!


개인적인 경험으로 40만을 기점으로 영상을 통한 안지도 상승효과가 크게 나타났던 것 같다. 큐텐 유입 키워드 분석 결과 협업 채널명이 상위 유입 키워드로 기록됐으며, 제품 후기 및 이후 타 인플루언서 및 mcn과의 미팅에서도 해당 채널과의 협업을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조금 비싸도 인지도 확대가 목적이라면 조회수 성과가 좋은 40만 이상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효과적일 것 같다. 


*주의점! 우리 브랜드가 메가 유튜버 영상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인가?

: 또 다른 예로 80만 이상 유튜버와 뷰티 브랜드 PPL을 진행했던 사례가 있다. '소개 순서 1번째+약 50%의 영상 점유율'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예상만큼의 유입 및 구매 전환이 일어나지 않아 속상했던 경험이 있다. 기획 내용 및 제품 매력도, 브랜드 인지도 등 여러 예상 요인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자사 제품의 인지도가 함께 소개된 타사 제품 대비 크게 떨어지다 보니 자사 제품으로의 유입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따라서 어느 정도는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두고 메가 인플루언서와 타이업하는 것을 추천한다. (큐텐 내 랭킹 200위권 내 상시로 진입하는 브랜드라면 추천!)   



3. 업무 플로우 

다수의 협업건을 바탕으로 정리해 본 일본 인플루언서 타이업 플로우는 아래와 같다. 플로우 별 대응 방법과 챙겨야 하는 포인트를 간단히 정리해 봤다. 


1) 인플루언서 서칭 

처음에는 유튜버를 찾기 위해 유튜브에 냅다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여 리스트업 했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결과도 한정적이라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이때 나는 자사와 비슷한 카테고리의 브랜드와 협업한 유튜버를 찾으면 협업 확률 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고, 타사 썸네일 및 상세페이지를 살펴보면서 협업 인플루언서를 리스트업 하기 시작했다. 특히 메가와리 등 큰 프로모션 기간에는 제품 썸네일에 'oooPICK' 앰블럼을 걸어두는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이때 랭킹만 훑어봐도 꽤 많은 인플루언서를 리스트업 할 수 있다. 


2) 인플루언서 컨택

컨택할 인플루언서의 주요 활동 매체(유튜브, 인스타그램, X, 틱톡 등)를 통해 DM이나 메일을 보낸다. MCN 소속 인플루언서의 경우 매니저를 통해 답변이 오며, 무소속 인플루언서의 경우 직접 답장을 보내준다. 참고로 일본은 거절의 의사도 친절하게 답변을 보내주는 편이라 신기했다. 


만약 컨택한 인플루언서의 매니저를 통해 답변을 받게 됐다면 나는 무조건 미팅을 요청한다. 컨택한 인플루언서 외에도 추가 리스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의 채널을 보고 컨택했으나 같은 회사의 B와 협업하게 된 사례도 많았다. 실제로 가장 크게 성공시킨 타이업 건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3) 인플루언서 리스트 확인 및 리뷰

MCN 협업 시 거치게 되는 과정이다. MCN에서 우리 브랜드와 합이 맞을 것 같은 인플루언서를 추려 리스트 및 견적 등을 제공하면, 내부에서 리스트를 확인하여 협업하고 싶은 인플루언서를 픽 하는 과정이다. 평균 15~20개+a 채널의 리스트를 공유받게 되며, 그중 1~2 채널 정도는 협업하고 싶은 채널이 항상 있었던 것 같다. 


4) 오리엔 시트

오리엔 시트는 오리엔테이션 시트의 줄임말이다. 협업을 의뢰하기 전에 제품에 대한 정보 및 클라이언트가 희망하는 콘텐츠의 방향을 공유하는 서류이다. 각 회사마다 양식이 조금씩 다른데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내용은 동일하다. 제품명, 제품 URL, 제품 가격, 제품 특징, 전달하고 싶은 포인트, 개요란 포함 내용 등이 포함된다. 


협업 확정 후 오리엔 시트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콘텐츠 구성안을 작성해 주는데, 오리엔 시트에 없는 내용에 대해 추가 적용이 꽤 보수적인 편이니 오리엔 시트는 최대한 정성스럽게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보수적이긴 하나 회사 분위기 및 담당자와의 친분도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는 편인 것 같다^^) 


5) 가능 여부 확인 (可否の確認)

우리 제품으로 협업할 의사가 있는지 인플루언서의 확인을 거치는 과정으로, 테스트용 제품 제공이 필요하다. 4) 오리엔 시트가 5) 가능 여부 확인 전 필수인 인플루언서도 있고, 상품 먼저 OK 되면 오리엔 시트를 받는 경우도 있다. 다만 정석은 제품 제공과 오리엔시트가 동시에 제공되어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케이스인 것 같다. 

*可否: 가능 여부 


6) 구성안 전달 

협업이 확정되면 인플루언서 쪽에서 콘텐츠 구성안을 전달한다. 양식은 오리엔시트와 마찬가지로 회사 별, 인플루언서 별로 사용하는 템플릿이 있다. MCN 쪽 구성안이 포함 항목은 비슷하고 시트 서식만 다른 느낌이라면, 개인 인플루언서의 경우 매우 다양한 양식을 보여준다. 워드로 영상에서의 멘트를 모두 타이핑해서 보내는 사람, 회사 양식보다 자세하게 구성해서 보내는 사람, 라인 메시지로 대충 보내는 사람 등 ^^ 


그 이후 단계는 아래와 같다. 


구성안 피드백 -> 촬영 및 편집 -> 초안 공유 -> 초안 피드백 -> 최종본 공유 -> 업로드 


오리엔 시트에 없는 내용은 구성안 피드백에 담아도 필수로 수정 반영해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 경험상 80% 정도는 반영해주는 느낌이었다. 


초안 피드백 단계에서는 자막의 오류, 추가하고 싶은 내용(제품 누끼 및 자막, 그 외 영상 효과로 구현 가능한 포인트 등 - 재촬영 등의 수정은 어렵거나 비용이 발생한다) 들을 말하면 된다. 


최종본을 확인할 때는 개요란, 타이틀, 썸네일까지 확인하면 되는데 썸네일에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보수적인 곳들이 간혹 있다. 다만 썸네일에 너무 광고느낌이 나는 경우는 확실히 조회수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 이 부분은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이 중요할 것 같다. 




글을 작성하며 세어보니 벌써 약 20개 채널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다수의 인플루언서와 MCN 사와 협업하면서 인플루언서를 찾는 안목, 콘텐츠 기획력, 그리고 업계에서 쓰는 비즈니스 일본어 실력도 함께 상승한 것 같아서 뿌듯한 느낌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서는 아직도 할 말이 많다. 위에서 말한 인플루언서 협업 콘텐츠 기획에 대한 내용이나 비즈니스 일본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며 겪었던 우여곡절 등... 그런 이야기 들은 다른 글에서 이어가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럼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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