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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갸리 May 10. 2017

내가 만난 웹툰 작가 [김병관]

이름이 아닌 작품명으로 기억되길

이름이 아닌 작품명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회사 출근 후 갑자기 문자를 보내 김병관 작가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웹툰 작가의 고달픈 생활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던 터라 먼저 찾아가겠다고 했을 때 선뜻 괜찮다는 답장을 받고 좀 놀라운 느낌. 


용인 구갈역이 주 무대 
찾아보니 구갈역이 기흥역으로 나온다. 
석촌에서 대략 1시간 5분…


내가 그쪽으로 가겠다고 했다. 

머 한 시간 정도면 괜찮다. 

와자 작가 만나러 2시간 가까이 걸린 부천도 다녀왔는데.. 


기흥역 1번 출구로 올라가서 담배 피우고 있는 반바지, 슬리퍼 차림의 키는 180 정도의 남자. 아주 간편한 복장으로 집 앞에 마실 나온 느낌. '이 남자가 김병관 작가다’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파리바게트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시키고…

내가 산다고 했는데 작가가 여기까지 왔다며 자기가 돈을 낸다. 넙죽^^ 

지금까지 만난 작가와는 다르게 뭔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역시나 ‘책이 나왔네요’라고(나도 웹툰 작가가 될 수 있다) …. 놀랍다는 듯.

작가들한테 나와 같은 방식으로 많이 접근해 무언가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형태. 그런데 정작 결과물을 가져오는 경우는 없다고... 

지난번 와자 작가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어느 정도 작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라 여기저기 같이 해보자는 얘기가 많이 들어오는 편인 것 같다. 


여유로워 보이는 김병관 작가의 모습에 서로의 이야기가 잘 풀린 느낌. 


아무래도 바쁜 시간 쪼개서 만나는 웹툰 작가들이다 보니 같이 얘기를 해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이 작가는 '난 아주 시간 많아’ 머 이런 느낌…

스케줄에 치이지 않는 


다음 속 만화세상에 신작이 나오지 않아 지금 휴식기냐고 물어봤다. 그렇지 않다. 코미코와 다음에서 연재 중이라고. 


김병관 작가의 신작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연재하면서도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다니… 역시 뭔가 포스가 다르다. 

이야기하는 스타일도 시원시원. 


'브랜드 웹툰’

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접하게 됐다. 


자사 브랜드 홍보를 위해 작가에게 웹툰을 의뢰해 만들어진 웹툰을 말한다. 

편당 단가가 상당히 높아 작가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작업. 

(이 시점에서 아우! 부럽다는 탄식이 나왔다.)  

어느 작가의 경우 편당 상당한 액수의 금액을 받는다고 한다. 

와우!!! 소름 돋아!(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김병관 작가도 적지 않게 받고 작업하는 뉘앙스다. 그렇다고 모든 작가가 그렇게 받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없길.. 

스토리는 다른 사람이 쓰고 그림만 그려서 많은 부담 없이 작업이 가능하다고… 원래 손이 빠른 스타일이라 말하면서 또한 여자 친구와 헤어지니 작업 능률이 곱절은 오른다는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내 책을(나도 웹툰 작가가 될 수 있다) 보면서 유명한 작가들이 많다며 간단한 에피소드를 얘기해준다. 


어떤 작가는 2 ~ 3년째 작업 없이 휴업 상태에 또 어떤 작가는 엄청 유명해 상당한 돈을 벌고 있을 거라 조심스럽게 얘기한다. 이 바닥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애니메이션 업계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벌고 있다는 느낌에 닭살이 돋는다. 


이런 작가는 1 ~ 3% 라는 것. 훨씬 어려운 작가들이 많다는 현실. 



웹툰에 달리는 댓글에 대해 얘기를 해보니 완전히 멘탈갑이다. 

‘군대라면’ 연재중 엄청난 악플이 달렸음에도 전혀 문제없었다고 한다. 댓글은 읽지만 개의치 않는 스타일의 작가다. 설령 악플을 본다 해도 전혀 문제없다는… 하물며 작업 중에도 친구들이 찾아와 바로 옆에서 악플을 읽어줘도 즐겁게 작업을 했다는 작가의 멘탈이 대단하다.  


그래서 더욱더 즐겁게 웹툰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 



애니메이션 학과 출신의 영화 스텝으로 일하다 웹툰 업계로 뛰어든 지 10년 째라 말한다. 

저소득으로 살다 나라에 종합소득세를 낸 지 3년 차라는 김병관 작가. 이제는 노련미와 쉬지 않고 작업이 이어지는 노하우를 몸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웹툰 작가는 쉬면 일이 떨어져 쉬지 않고 쭈~욱 일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전제조건. 


자신감 있는 작가의 이야기가 일을 즐기며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자기 직업에 확실한 철학을 가진 김병관 작가를 또 언제 만날지 모르겠지만 한 번의 인연이 끊이질 않길 바라며... 


"고가의 와콤 CintiQ 보다는 저렴한 인튜어스 3을 선호하는 남자" 
"이름이 아닌 작품명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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