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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갸리 Jun 08. 2017

내가 만난 웹툰 작가 [성인수]

성인수의 '만화 클래식' 팟캐스트 녹음

성인수의 만화 클래식으로 초대합니다.



팟캐스트 녹음을 위해 홍대를 왔다. 이곳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생동감이 넘치고 활력에 자극받아 나도 덩달아 분위기 업된다. 젊은이들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감정에 나도 모르게 조금은 젊어진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내 흰머리가 몇 개나 빠졌을지 쓸데없는 기대 해 보며)


오늘은 웹툰 작가이면서 직장인이고 만화 비평가인 성인수 작가의 팟캐스트 '만화 클래식'에 초대되었다. 주제는 [우리 시대 웹툰 작가들의 생존기] 책에 관련한 이야기다



잠깐 성인수 작가에 관련해서 이야기한다면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에서 ‘세 번째 삶'이라는 첫 작품 연재를 마치고 네이버 베스트 도전 코너에서 ‘바로크바로크' 두 번째 작품을 연재 중인, 다른 작가와는 약간은 특이한 패턴을 가지고 만화를 그리는 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 


주경야독? 아니, 주만야경


아침에 일하고 저녁에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주경야독’이라 하는 것은 아주 쬐끔의 상식만 있더라도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는 사자성어다. 뭐 한마디로 요약해서 열심히 산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인수니즘 코믹스를 운영하는 이 작가의 경우 ‘주만야경’이라는 사자성어로 바꿔야 할 것 같다. 교대 밤샘 근무를 하면서 남는 시간을 쪼개어 만화를 그리고 출판만화에 관련한 비평 글을 쓰며 ‘만화 클래식’이라는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일과와 일주일 스케줄을 보면 '와우!’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하루하루를 정말로 열심히 사는 젊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화 외에 자신의 직업이 따로 있고, 출판만화 비평과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쓰리잡을 하는 작가다.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작가들보다는 더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화 작가라는 직업이 만화만 그리기에도 빠듯하다는 것은 내가 출간한 [우리 시대 웹툰 작가들의 생존기]에 많은 작가가 말한 것처럼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없다. 작가의 주 수입원인 회사 업무는 만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직종이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만화를 그려 나가는 느낌이다. 어느 한 곳 플랫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특색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성인수 작가에 관련한 사항은 이것이 전부다. 


그냥 ‘멀티플레이어’라는 단어가 쉽게 떠오른다.



다시 팟캐스트로 넘어와서


만화도 만화지만 이런 멀티플레이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가 정말 궁금했다. 

평상시엔 집에서 홀로 팟캐스트 녹음을 하지만 오늘은 나와의 인터뷰 때문에 따로 녹음 스튜디오를 예약해 진행하기로 했다는 성인수 작가의 이야기. 작가도 스튜디오 녹음이 처음이고 나도 인터뷰를 하는 것이 처음. (어찌 보면 초보의 만남이다.) 그것도 스튜디오에서 팟캐스트 녹음이라 즐거운 기대감으로 엔도르핀이 나올 정도로 발걸음이 가볍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호기심만으로도 즐거운 저녁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시대 웹툰작가들의 생존기]를 출간하고 첫 인터뷰이자 인생 첫 인터뷰. 책을 출간하며 많은 작가의 인터뷰를 했지만 정작 내가 인터뷰이가 되니 무언가 살짝 떨리는 느낌이다. 살짝 가슴팍이 쿵쾅쿵쾅 거린다. 심호흡 한 번하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의 인터뷰에 응한 많은 작가가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홍대 팟캐스트 녹음 스튜디오

작가와 나는 홍대 골목골목을 지나 일반 주택의 지하에 자리한 팟캐스트 녹음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성인수 작가도 처음 방문이라 핸드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보조를 맞추면서 골목 이리저리 시선을 옮겨가며 스튜디오를 찾는다. 호프와 식당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 드디어 도착. 지하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가 입구에 들어서니 노래방처럼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구조다. 각 방문 가운데는 유리로 되어 있어 안에서 녹음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짝 엿볼 수 있게 만들어져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다. 이런 장소는 처음이라 이쪽저쪽 녹음 중인 다른 방의 모습이 궁금해 살짝 엿보는 촌놈 티 팍팍 내는 아저씨의 모양이었을 것이다. 

열심히 녹음 중. 쉿 조용히!

녹음 예약시간이 되고 방으로 들어가니 4인용 의자 네 개와 테이블, 마이크 네 개, 그리고 벽에 달린 에어컨. 딱 네 명 앉으면 꽉 차는 공간. 방음처리된듯한 벽. 인생 처음 내 입 앞에 마이크가 위치하니 뭔가 낯설다. 


팟캐스트 녹음을 위해선 이어폰을 챙겨가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녹음 볼륨 조절이 가능해 녹음하기 위해 꼭 챙겨야 한다는 것.


이렇게 두 시간 가량 난생처음 마이크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해보는 것도 처음이었고, 내 이야기를 남에게 하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내 주장을 남에게 펼쳐 본 경험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옳고 맞는 생각인가? 자신감이 없다는 쪽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그냥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듯하면서 살아온 인생이다 보니. 


SNS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펼치는 사람을 보면 마냥 부럽기만 하기도 했고, 성인수 작가의 멋진 비평 글과 다른 사람들의 깔끔한 글을 보며 내가 쓴 글과는 아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팟캐스트에서 말하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지만, 성인수 작가의 편안한 리드로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잘 따라갈 수 있었다. 두서없이 내뱉는 말이 어떻게 정리되어 나올지 자못 궁금해지는 팟캐스트 녹음이었다.


이런 즐거운 경험을 선물해 준 성인수 작가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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