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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갸리 Mar 15. 2018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행복하게 살자!


행복하게 살자!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
서 교수에 따르면, 행복감이란 결국 뇌에서 느끼는 쾌감이다. 뇌가 특정한 종류의 경험들에 대해 기쁨, 즐거움, 설렘 등의 쾌감을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실증적 연구 결과, 인간이 행복감을 가장 많이, 자주 느끼는 원천은 바로 인간이었다. 가족, 연인, 친구, 동료.... 인간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가장 많은 쾌감을 느끼는, 뼛속까지 사회적인 동물이었던 것이다.


인나미 아쓰시의 [1만 권 독서법]에서 말한 '독서의 신은 한 문장에 깃든다'라는 표현을 빌리자면 이 책은 '행복하게 살고 싶다'가 될 것 같다. 다시 한번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행복감은 뇌가 느끼는 쾌감이라고 한다. 각자가 살아온 삶의 경험들에 대해 기쁨, 즐거움, 설렘 같은 감정들. 이러한 모든 감정에서 느끼는 쾌감의 원천은 바로 '인간'이라는 것.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가장 많은 쾌감을 느낀다고.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대체로 사람들과 어울리며 부대끼며 살아가는 동안에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자!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까? 

집단, 공동체가 개인에 우선시되고 개인은 이를 위해 기쁘게 헌신하고 희생해야만 하는 존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다. 개인의 행복을 위한 도구인 집단이 거꾸로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렇게 되는 순간 개인의 삶은 집단 속으로 매몰돼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집단 내의 서열, 타인과의 비교로 행복의 기준으로 삼는 잘못된 사회의식이 땅속 깊숙이 뿌리내리는 비극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런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합리적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합리적 개인주의란 무엇인가.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를 이루어 살 수밖에 없고, 그것이 개인의 행복 추구에 필수적임을 이해한다. 그렇기에 사회에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음을 수긍하고, 더 나아가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 연대한다. 개인주의, 합리주의, 사회의식이 균형을 이룬 사회가 바로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다.


저자가 말하는 사회에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말은 어찌 보면 법을 다루는 판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인 것 같다. 그의 직업 자체가 누구에게나 공정한 규칙을 적용해 옳고 그름을 판정해주는 일이다 보니. 정말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은 특히 서민들(약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공정한 룰은 더더욱 필요하다. 그런데 나만 느끼는 건지는 몰라도 공정해야 할 룰이 특정 집단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우리 모두가 행복으로 가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이런 공정한 룰이 지켜져야 할 텐데. 실상은 그러지 않는다는 것에서 많은 비애감을 느낀다. 똑같이 빵 하나 훔쳐도 사회적 지위와 신분에 따라서 내려지는 형벌은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그런 상황은 일어나고 있고. 현재 진행형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 한구석 개운했던 것은 저자의 사회적 지위다. 우리 사회에서 판사라 하면 그 신분의 높이는 말할 필요 없이 검증되고 인정받는 사회다. 공정한 규칙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의 기득권자 또는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아닐까. 예를 들자면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나랏일을 하는 고위직 공무원들. 사회적 약자가 공정한 룰을 만들지는 못한다. 오로지 공정한 규칙은 그들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 관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월호의 아이들'을 보며 가슴 아파하는 사람, 약자를 보면 보듬어주려 하는 사람,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벌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이런 기본적인 사회의식이 제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딸 잃은 슬픔에 단식 농성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유민 아빠 옆에서 폭식 퍼포먼스를 하는 젊은이는 누가 보더라도 비뚤어진 인간상이다. 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이런 엇나간 사회구조나 인식이 '잘못됐다'라고 정확히 말하는 저자가 고맙다.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나와는 다르지 않다는 것에 많은 위안이 된 책이다. 저자의 전작 [판사 유감] 또한 이와 비슷한 이야기다. 이 책은 [판사 유감2]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려주는 책. 특히 저자와 같은 세대라서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책이다. 



출처: http://webtoonboom.tistory.com/174 [갸리의 아소사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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