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 오래된 기억 속에서
생각이 많았던 어느 늦은 밤이었다.
하루를 마쳤지만, 그날따라 머릿속은 시끄러웠다.
몸은 소파에 기대 있었지만 마음은 어디에도 닿지 않았고,
그저 아무거나 틀어놓고 싶었고,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때 우연히 유튜브가 추천해 준 영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이 많은 날, 생각을 내려놓고 싶을 때,
커피와 함께 쉬고 싶을 때 듣는 음악.’
썸네일 속에는 햇살 좋은 들판에 혼자 앉아 쉬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너무 평온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클릭했던 것 같다.
영상은 2시간이 넘는 긴 플레이리스트였고,
첫 곡은 'Could It Be Me'라는 이름도 낯선 팝송이었다.
아무 기대 없이 듣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음악이 흐르자마자 내 마음이 고요해졌다.
그저 듣고만 있었을 뿐인데,
이유 없이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가사도 모르고, 무슨 뜻인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순간 만큼은 모든 게 괜찮아 보였다.
그날 이후, 나는 한동안 그 노래만 들었다.
출근할 때도, 퇴근할 때도,
운동이나 수업 후 집으로 돌아가는 밤에도.
그저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졌고,
마치 누군가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묘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그러다 문득, 이 노래가 궁금해졌다.
어떤 곡인지, 누가 만든 건지.
찾아보니 유튜브 ‘팔레트 플레이리스트’에서
작업한 곡이란 건 확인했으나, 국내정발된 것도 아니고
정보는 거의 없어, 그냥 듣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유명한 노래도 아니고,
우연히 스쳐간 영상의 한 곡이었을 뿐인데,
말도 없고, 설명도 없었지만,
어쩌면 내 마음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그날의 그 멜로디는
아직도 내 마음 한켠에서
조용히, 계속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