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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Lib Apr 18. 2024

그토록 바라던 변호사가 되던 날, 오후 6시

오랜 꿈을 이룬 순간

로스쿨 학생에서, 로스쿨 졸업 후 백수의 신분으로 3개월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2024. 4.16.은 변호사 시험 합격 발표가 있는 날이었어요. 합격 전에 미리 채용된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기에, 이날 6시의 결과 발표에 따라 짐을 싸서 방을 빼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

조마조마 했지만,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리고 5시 10분 쯤 됐으려나요?

아직 발표는 멀었는데, 진동이 계속 올리더니 카톡이 계속 오더라고요.


"아... 됐다!"

사실 그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변호사시험은 아직도 실명으로 합격자를 검색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시험이고 제가 떨어졌다면, 사람들이 아마 제게 연락조차 하지 못했을 텐데,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

제가 합격 했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법무부에 들어가서 합격자 명부를 검색했더니 감격스럽게도

제 이름이 보였습니다..!!! 알고 봤지만, 눈물이 왈칵 나는 순간이었어요. 그렇게 저는 그 순간부로 정식으로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로스쿨 3년은 정말이지 부자유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놀기 좋아하는 저에게는 정말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었지요.


제한된 환경 속에서 제 나름의 행복을 찾아서 노력했지만, 시험 합격 여부를 걱정하느라

맘 편히 쉬어본 날이 손 꼽혔던 것 같아요.


데이트를 하는 날이면, 반나절을 넘지 않게.

테니스를 할 때면 1시간을 넘지 않게 .


계획을 쪼개고 쪼개야만 했어요. 모든 게 절제, 또 절제 였습니다.


하루 쯤은 거하게 술도 마시고 맘 편히 쉬는 친구들을 볼 때면 너무 따라가고 싶기도 했고, 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는데 있어 유연하지 못한 제 모습에 실망도 자책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결과론적이겠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던 게, 저 같은 범인이 단 한 번에 변호사 시험을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결국 저는 오랫동안 바라던 대로 제가 되고 싶은 직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밤이 늦었지만 이 순간을 즐기면서 이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고자 일기 같은 이 글을 시작했어요.


오랜 꿈을 이루었으니 마냥 기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사실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드네요.


고등학교 때 대학 수시합격을 했을 때도 저는 수능을 준비하는 다른 친구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맘껏 즐기지 못했거든요.  이번에도 너무너무 열심히 했음에도 같이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기에 마음이 너무 아파요. 변호사 시험은 합격률 90프로가 넘는 다른 자격시험과 달리 너무 잔인한 시험입니다…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지만, 잠시 다 내려 놓고 오늘은 그냥 저를 칭찬해주고 아껴주고 싶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칭찬도 해주면서요.


고생했다, 서변!



아마 지금부터 새로운 출발이라거나 제 2의 인생이란 것이 시작될 텐데요.


https://brunch.co.kr/@gyeolib/43 


이 글을 쓰는 순간, 저는 그냥 변호사가 아니라 드라마 우영우 속의 '정명석' 같은 실력 있고 따뜻한 변호사가 되자고 간절하게 빌었거든요.


안주하지 않고, 고뇌하는 직업인이 될 거에요.


앞으로 바빠지겠지만 종종 글도 쓰고 블로그에도 글을 쓰려고 시간을 내려고 해요. 그러기 위해선 초심을 잃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제 공간에 놀러 왔으면 좋을 텐데요.


아무래도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ㅎㅎ


일단 내일 출근부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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