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 정글 속 평화
그토록 꿈꿔왔던 발리 여행, 회사에서 퇴사 후 인도네시아 발리에 다녀왔습니다.
제 동선은 우붓(Ubud)- 짱구(Caanggu) - 울루와뚜 (Uluwatu) 순이었는데요.
같은 발리에 있는 곳이지만 전혀 다른 세 곳의 행선지에서 느꼈던 후기를 여기에 기록하려 합니다.
각 도시에서의 여행 키워드는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붓 - 모험과 회복
짱구 - 만남과 정열
울루와뚜 - 자연과 휴식
단 한 푼의 협찬도 없이,
순수하게 다녀온 경험만으로 적는 여행기입니다.
나의 첫 행선지는 우붓.
우붓은 발리의 매력이 가장 진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라고 여러 번 들었다. 듣던 대로 우붓에 내리자마자 그 분위기가 남다르다. 밀림 한가운데에 있지만, 정글을 잘 ‘휴양화’해 놓은 곳이라 전체 분위기가 굉장히 차분하고 고요하다.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데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
요가, 래프팅, ATV처럼 몸을 쓰는 액티비티도 많아서 가만히 쉬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나는 가지 않았지만 TIS CAFE나 크레티야(?)와 같은 정글 속에 있는 근사한 인스타그래머블한 수영장도 많이 있다.
12월 중순에 방문했는데 비가 종종 오긴 했다. 올 때는 정말 쏟아진다 ㅋㅋㅋ 우리나라에서 보던 폭우와는 차원이 다르다.
다만 하루 종일 내리는 비가 아니라, 잠깐 쏟아지고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여행에 큰 지장은 없었다.
오히려 비 덕분에 일정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쉬는 시간이 생겨서, 여행에 완급 조절이 생겼던 점이 꽤 마음에 들었다.
내가 다녀온 동선은 아래와 같다. 하나씩 간단히 적어본다.
1. 숙소
JAVA SUITES HOTEL
숙소는 만족도가 꽤 높았다. 하루 3박에 42만원 정도(2인 숙박 기준)로 합리적인 가격에 호텔이다. 숙소로 들어가는 길이 이쁘고, 물론 사용하지 않았지만 프라이빗한 수영장도 있다. 시설도 깔끔했고 무엇보다 위치가 정말 좋았다. 우붓 중심 동선에서 이동하기 편하면서도 밤에는 비교적 조용해서, 여행하면서 피로도가 덜 쌓였다.
2. 몽키 포레스트
Ubud Monkey Forest
원숭이 조심은 필수. 소지품은 꼭 단단히 챙겨야 한다. 나도 경계하고 경계했지만, 한 녀석이 가방 옆주머니에 모기퇴치제를 먹이로 생각하고 훔쳐갔다. 이런... 먹지도 못하는 것을 들고 녀석이 낑낑거렸다.
심지어는 핸드폰도 뺏기는 사례도 종종 있으니 조심...!
원숭이를 가까이서 보는 재미도 있지만, 숲 안으로 들어가면 진짜 정글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 내가 지금 우붓에 있구나’가 가장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곳.
3. 오토바이 대여
하루 약 1만 원 정도로 대여했다. 우붓에서는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차로 이동하면 막히는 구간이 많은데, 오토바이 덕분에 동선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체력도, 시간도 아껴줌. 무리하게 운전하는 운전자들도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도로가 좁고 교통정체를 잘 피해야 다녀야 한다. 마냥 안전하지만은 않다.
4. 크로스핏 CrossFit Ubud
여행 중이지만 운동은 못 참지. 다른 크로스핏 박스에 비해 비교적 기초적인 수업이었다. 프로그램은 바벨 스내치, 버피-턱걸이, 덤벨 스내치 조합. 땀 제대로 뺐다. 운동 끝나고 바로 사우나랑 냉탕으로 회복 프로그램까지 할 수 있는 게 정말 좋았다. 1일 체험권은 약 12,000원, 회복 프로그램은 약 8,0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
5. 발리식 스파 Sang spa tropical
강도를 세게 요청했는데도 전체적으로는 조금 약한 편. 남자 마사지사가 오일로 마사지해 주는데, 개인적으로는 살짝 어색했다....... 개인적으론 태국식 마사지가 훨씬 좋다.
가격도 발리에서 지출한 비용 중에 큰 비용을 차지하는 편이므로 과감히 생략해도 좋다.
차라리 유명한 요가 강습원인 YOGA BARN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
6. 아융강 래프팅 Ayung River Rafting
진짜 너무 재밌었다. 우붓에서 뭐 하나만 추천하라면 고민 없이 래프팅. 풍경도 좋고, 물살이 매우 세지만, 위험할 정도로 느껴지진 않는다. 초강추. 밀착되는 방수 케이스를 꼭 챙기고, 래프팅에 동행하는 가이드에게 꼭 핸드폰을 맡기는 걸 추천!! 그날 인도에서 온 2 커플들과 우린 한 팀이 되었다!!! 많이 친해지고 서로 많은 얘기도 나눴다.
7. 정글 ATV
코스 자체는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익스트림하다. 다만 사진 찍어서 판매하려고 너무 자주 멈춰 서는 구조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서 몰입도가 많이 떨어졌다. 아이들을 태운 아빠들이 많이 보인다. 애들은 너무 재밌는 경험일 것 같다. 역시 마냥 안전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할 거라면 90분보다는 60분 코스를 추천.
8. 라이브 카페 Blue Door
CP LOUNGE 라고 곳이 유명하지만, 현지인들 말로는 그곳은 OLD SCHOOL 이란다.
우리는 요즘 떠오른다는 BLUE DOOR로 향했다.
저녁에 가볍게 한 잔 하기 좋은 라이브 카페.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음악도 과하지 않고, 우붓 특유의 느긋한 밤공기랑 잘 어울린다. 시끄러운 클럽 느낌은 아니라서 여행 중간에 부담 없이 들르기 좋았던 곳. 근데 항상 라이브 쇼가 있진 않다. 시간을 잘 맞춰야 가는데, 라이브를 듣기 위해 들러야 할 곳은 절대 아니다.
9 루왁 커피 체험 Satria Agrowisata
우붓을 떠나는 길에 그랩 기사님 추천으로 우연히 들른 곳. 소액의 입장료로 루왁 커피 체험도 할 수 있고,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다양한 커피와 차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다만 루왁 원숭이를 직접 보게 되는데, 동물권에 민감한 분이라면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 학대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감정적으로는 호불호가 갈릴 듯.
10. 음식 이야기
Naughty Nuri’s Warung Ubud
전반적으로 위생은 깔끔한 편은 아님. 도로 바로 옆에서 그릴이 있다. 그런데 폭립이 정말 맛있었다. 우붓에서 고기 생각날 때 떠오를 만한 곳. 저렴한 편이고 그 소스가 맛있다.
Pison Cafe
사진 찍기 정말 좋은 카페. 공간 자체가 예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어디서 찍어도 그림이 나온다. 커피나 음식은 무난한 편이고, 무엇보다 쉬어가기 좋은 분위기라 일정 중간 휴식용으로 적당했다.
Taco Casa
멕시칸 음식을 정말 잘한다는 인상을 받은 곳. 타코를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맛이 안정적이고, 간도 잘 맞았다. 여행 중간에 동남아 음식 말고 다른 선택지가 필요할 때 꽤 만족스러웠다.
0. 그 외 아쉬웠던 점
우붓 왕궁 & 사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Ubud Palace
Saraswati Temple
개인적으로 우붓 왕궁이나 사원은 굳이 반드시 가야 하는 코스는 아니라고 느꼈다.
물론 상징적인 장소이긴 하지만, 규모나 감동 면에서 “우와” 하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관광객도 많아서 오래 머물기보다는 잠깐 보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일 듯하다.
우붓의 매력은 화려한 건축물보다는
밀림 속 풍경, 느린 호흡, 액티비티와 휴식의 조합에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일정이 타이트하다면 왕궁이나 사원은 과감히 생략해도 크게 아쉽지 않을 것 같다.
많이 추천받는 킨타마니(Kintamani)를 못 가본 건 조금 아쉽다. 일정 여유가 있다면 꼭 가보는 걸 추천.
Tis Cafe 같은 핫플도 고민했지만, 사진 찍느라 바쁠 것 같아서 일부러 들르지 않았다.
우붓에서는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보다 '얼마나 많이 경험하고 생각하고', ‘얼마나 잘 쉬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던 여행을 했다.
이렇게 보니 우붓은.
자연, 액티비티, 휴식, 음식까지 전반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여행지였다. 빡빡하게 돌아다니기보다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그때그때 쉬어가는 여행을 좋아한다면 정말 잘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