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남자들이 요리를 한다고?

우리 마을에선 결혼한 남자를 '어른'이라 부른다. 처음엔 어르신의 줄임말인 줄 알았지만 차차 그 말뜻을 알게 되었다. 상을 차릴 때도 '어른 상'엔 항상 더 좋은 것을 예쁘게 놓고 '여자들 상'은 어른 상 차리고 남은 허접한 것을 아무렇게나 놓아도 상관없다고 했다.


말로는 어른이라 불러 주지만 내 손이 아니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 같은 존재로 만드는 어머니들 덕분에' 남자는 죽을 때까지 아이'가 돼버린다.


우리 부부는 이것을 바꾸고 싶었다. 지금껏 어머님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해 온 삶을 살았으니 이제부터라도 대접받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남자들도 자신의 한 끼 식사조차 해결할 줄 모르는 무능을 벗어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광민은 설거지부터 시작했다. 아짐들을 비롯한 마을 사람모두 깜짝 놀라며 말렸다. 그러나 계속 이어지자 어느 날부터인가 자연스러워졌다. 다른 남자들도 자기가 사용한 식기를 가져가기 위해 부엌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엌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마을 남자들에게 광민은 어느 날 '남자 요리교실'을 제안했다. 그러나 남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하거나 못 알아들은 척하는 분위기였다. 아직도 집에서는 설거지조차 해본 적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요리에 관심을 가질 이유나 필요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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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다섯 번 정도의 요리 교실을 마치자 이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새로 만든 공방에서 남자들이 차를 만들어 대접하고 , 정리하고 치우는 일을 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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