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한 마리 기르면?
또 한 마리를 기르게 된다.
고양이를 한 마리 기르면
또 한 마리를 기르게 된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헤밍웨이는 친구에게 고양이를 선물 받는다. 이름은 스노 볼. 그 아이는 다지증이 있었다. 다지증은 손가락이 다소 많고 걸음을 늦게 배울 뿐 건강에는 큰 지장이 없는 유전병이다. 스노 볼의 매력에 빠진 헤밍웨이는 결국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 그는 자살로 삶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그의 키웨스트 집에는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다. 다지증이 있었던 스노 볼의 후손을 헤밍웨이 고양이라고 부를 만큼 손가락이 많은 고양이의 수가 많다. 신기한 것은 그가 원래는 고양이를 싫어했었다는 것이다.
고양이를 싫어하던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고 다시 한 마리를 더 입양하게 되는 과정은 어쩌면 나를 포함한 많은 집사들의 행로이기도 한가 보다.
내가 키우는 고양이가 세상의 전부였던 나는 전혀 새로운 녀석의 등장에 당황했다. 늘 평온한 크림이에 비해 초코는 언제나 분주했던 것이다.
무엇이 궁금한지 우리 가족이 무언가에 몰두하면 달려든다.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키보드 위에서 나를 바라보고 가구 조립을 하면 옆에서 참견이다.
고양이도 성격이 있구나!
늘 나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반가움도 요구도 지나치지 않으며 함께 보다 혼자의 시간을 즐기는 크림이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초코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저 안아만 주어도 아니 머리만 쓰다듬어도 골골송을 부른다. 내가 아니라 아이의 아빠가 쓰다듬어도 딸이 그러하여도 아들이 그러하여도 골골송을 부른다. (고양이가 기분이 좋을 때 내는 저주파수의 소리를 골골송이라고 부른다.) 크림이가 나만을 따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던 젊은 날이 떠오른다.
사람을 사귀는 것은 마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게 하였던 순간이 스친다.
만남에는 그저 행복만이 몽글하던 시절이다.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고
나를 만나는 모든 이와의 교류가 즐겁던
용감하던 젊은 날!
그 시간으로 초코는 나를 안내한다.
나를 그 시절로 데려다준 초코.
초코의 저 마음을 지켜주고 싶다.
내가 지켜내지 못했던 그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