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자로 태어난 이유
이유와 목표는 단 하나, 사랑을 주기 위해서
여성들이 다시 태어나는 이유와 목표는
단 하나,
이 세상에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ㅡ 나탈리 카르푸셴코 ㅡ
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지만)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로
태어나고 싶었다.
엄마가 말했던 수많은 위험 중
그래도 몇가지쯤은
더 건너뛸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남자였다면
임용에 떨어진 첫 해
KOICA 해외봉사단으로 네팔에 가려했을 때
엄마의 반대가 덜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곳에서
지금도 경험하지 못한
그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어쩌면
더 젊었던 나는
5대양 6대주를
내 두 발로 느끼고 싶다던
그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여자로 태어나서 좋은 점이 있었던가 돌아본다.
생명이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오묘하고
감동적이었던 순간
아이에게 처음 젖을 물리던
내가 정말 특별한 존재가 된 것만 같던
벅찬 순간
그때부터였던가보다.
내가 여자인 것이
그래도 꽤 괜찮다고 느낀 것은.
양팔에 두 아이를 안으면
나는 부러울 것이 없었다.
예쁜 옷
유니크한 가방
0.7프로쯤
나를 더 빛나게해줄것만 같은 쥬얼리.
그런 것들이 의미없어지기 시작한 것도
두 아이를 내품에 안게 되면서이다.
사랑을 주어도 또 주어도 부족하고
바라만 보아도 벅차오르는
아이가 생기니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기를 바라게 되고
조그마한 위협조차 없어지도록 애쓰게 된다.
생명을 품어내고나니
상처를 보듬는
모든 것을 안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모든 것을 품어내겠다고
늘 다짐하지만
아이에게 행복만 주고 싶은 마음이 욕심이 되어
아이에게 독이 되는 말을 뿜어대기도 한다.
부족하고 또 부족하니
오늘도 멈춰서서 되뇌인다.
나는
이 세상에 사랑을 주기 위해
여자로 태어났다.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서 다시 태어난 여성들 , 나탈리 카르푸셴코
" 이 사진의 주제는 인도네시아의 한 섬에서 다시 태어난 여성들입니다. 사회가 부여한 역할과 틀에서 벗어난 여성 본연의 힘과 자유 본성으로의 회귀를 상징하죠. 물이 고여있는 바위와 구멍들은 여성들을 품어주는 이 섬의 자궁입니다. 그 속에 웅크린 여성들이 다시 태어나는 이유와 목표는 단 하나, 이 세상에서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
- 나탈리 카르푸센코 -
[ 전시, 나탈리 카르푸센코
: 모든 아름다움의 발견 ]
기간 : 2022.12.23 ~ 2023.05.07
장소 : 그라운드시소 성수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17길 49
티켓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