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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피차 Nov 20. 2022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듄, 크라우 팬텀 메모리와 함께 보기

*****스포일러 많습니다*****


건담이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보다는 건프라로 통칭되는 프라모델(플라스틱모델, 조립모형)이라는 장난감으로 더 유명할 겁니다. 이번에 여러 가지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애니메이션이 메인이 아니라 프라모델이 주력상품이라서 실제로 제작되는 프라모델에 맞춰 디자인이나 등장시기, 액션장면 등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굿즈, MD 산업의 규모가 작아서 미디어 콘텐츠가 아닌 굿즈가 메인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건담 시리즈 초기작이 1979년작이라 지금 40년 넘게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도 충격이었습니다.      

수성의 마녀 프롤로그편의 주인공 에리크트(4살)의 생일날, 사건은 시작됩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우주 배경 SF물로는 듄(1965소설), 스타트렉(1966드라마), 스타워즈(1977영화)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우주라는 제한적인 공간 상 설정이 비슷할 수 밖에 없지만 각자 가진 매력 덕분에 또 굉장히 오랫동안 사랑받는 프랜차이즈가 된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미국과 소련이 누가 먼저 로켓을 쏘고 달에 사람을 보내냐를 경쟁하는 냉전시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보다 우주에 대한 열망이 컸던 시기라서 이런 콘텐츠들이 인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 대전이나 식민지 군국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를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없으니 장소를 우주로 하는 전쟁물을 만든 것도 같구요.      

자 이제 수성의 마녀 이야기를 해볼까요. 수성의 마녀는 제1롤 주인공으로는 처음으로 여성캐릭터가 등장하는 건담TVA 시리즈라고 합니다. 유튜브 건담인포 채널에서 매주 일요일 오후 6시에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데요 충격적이지 않나요. 또 학원물이라 처음에는 밝은 분위기로 전개되어 신규 유입 팬들이 많아졌고 프라모델에 피규어도 많이 팔려서 기존팬들은 많이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건담 이름이 에어리얼인 점과 엄마의 호칭이 현재 시점으로 프로스페라이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모티브삼은 것으로 팬들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설정을 가져온 것 같은 듄은 오히려 언급이 별로 없어서 놀랐습니다. 바로 작년에 개봉해서 전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이 있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로봇으로 건담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원래는 의료용도로 개발이 시작되었고 개발자들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

듄에서 스파이스는 정신력과 건강을 증진시키고 우주선을 가동시키는 등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물질로 고가에 거래됩니다. 스파이스를 채굴하는 과정과 그 사이에 얽힌 권력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그리고 채굴 사업은 가문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이 주도하는데 상업주의, 전체주의, 제국주의 시대를 의미하겠죠. 듄의 정치체계 역시 제국입니다. 수성의 마녀에서는 파르메트Permet라는 물질을 사용한 건드암(건담)을 통해 의수, 의족같은 의료기구를 만들거나 전용 모빌슈트(로봇)을 운용합니다. 어시언(지구출신자) 회사 바나디스와 옥스어스에서 의료용도와 우주진출용도로 개발하고 있는데 스페시언(우주출신자)쪽 모빌슈트 개발 평의회는 건담이 인체에 무리를 준다는 명목으로 건담개발을 중지시켜버리고 바나디스 쪽 사람들을 모두 죽입니다. 에리크트와 엄마만 빼고요. 주인공의 이름은 슬레타이고 엄마는 프로스페라 라는 명칭을 쓰고 있으며 맥랙상 두 사람은 프롤로그에 생존자 2명과 같은 사람이어야 하는데...아닐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팬들은 하고 있습니다. 6화부터 생각지 못한 전개를 맞이하는 바람에요. 

듄의 프레멘들은 신체의 수분을 물을 바꿔 섭취하기 위해 줄을 달고 다닌다. 수성의마녀 그래슬리사CEO는 왜 줄을 달고 다니는지 언급되지 않았다.

이 결정을 실행한 사람은 제2롤 미오리네의 아버지 델링 렘블랑이고 베네디트 그룹의 이익을 위해 딸이고 소속그룹이고 가차없이 처리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왜 저러는건가 싶은데 사실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어시언과 스페시언이 대립하고 있고 어시언은 건담 기술을 이용해 스페시언의 보통 모빌슈트보다 더 우월한 건담모빌슈트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군서력 측면과 경제적 측면으로 볼 때 견제해야 할 대상인거죠. 그런데 그렇게 직접적으로 말 할 수 없기 때문에 목숨을 앗아가기까지 하는 건담기술은 매우 위험하며 보통 모빌슈트로 전투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고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인 것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 일본제국의 대동아공영권 주장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일본제국은 동아시아 나라끼리 힘을 합쳐 서양제국들을 몰아내자는 주장을 했는데 그 자리가 비면 평화와 평등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일본제국이 대신할 것이 뻔한 논리죠. 이 장면은 듄에서도 나오는데 스파이스 채굴권을 빼앗긴 하코넨 남작이 주인공의 아버지 아트레이데스 공작 가문을 몰살시키는데 유일하게 주인공 폴과 어머니만 살아남아 스파이스 채굴지 원주민인 프레멘들과 협력하게 됩니다. 살아남은 모녀가 이름을 바꾸고 아버지와 동료들을 죽인 베네리트 그룹 산하에 들어가 신세개발공사를 운영하는 것도 비슷하네요.      

어시언(지구출신자)을 견제하기 위해 평화를 핑계로 건담 개발자를 몰살함

일개 기업모임인 모빌슈트 개발 평의회의 소속 카테드랄 부대가 무력을 사용해 바나디스와 옥스어스 사람들을 죽인 것을 보면 정부나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듄에서도 제국체제이지만 황제는 거대가문(기업)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어서 여러 가문들 사이에서 평이 좋은 주인공의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몰살시키기 위해 일부러 하코넨 가문의 미움을 사게하고 몰살시도도 눈감아주기까지 합니다. 듄에서도 우주조합이라는 가문(기업)조합체가 있고 베네게세리트라는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예언자집단이 있는데 이들을 마녀라고도 부릅니다. 어시언들이 파르메트와 건담기술로 신체보완과 우주진출을 시도하는 것처럼 베네게세리트들은 특정 유전자 조합(출산)을 통해 구원자를 만들려고 하고 그 유전자를 알기 위해 초능력을 기릅니다. 거짓말을 구별할 수 있고 목소리를 통해 타인을 조종할 수 있습니다. 또 스파이스를 많이 섭취해 두뇌를 슈퍼컴퓨터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멘타트라고 부르는데 스파이스를 많이 먹어서 입술 주변에 항상 번져있다는 서술이 있고 영화에서는 입술 중앙이 보라색인 것으로 처리를 했습니다. 수성의 마녀 페일 테크놀로지 회사도 대역을 사용해가면서 건담기술을 몰래 사용하고 있는데 공동CEO인 여성 4명의 입술도 보라색 립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슬레타의 엄마 프로스페라 역시 수성의 마녀에서 마녀로 불리는데 건담 관련자들을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건담기술을 사용하면서 부작용이 없는 에어리얼을 개발한 미스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 입장에서도 마녀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충격의 6화가 공개된 이후로 건담 에어리얼과 (아이들의 영혼으로 표현된) 비트조각 11개를 조종할 수 있는 건 건담 개발 시에 희생된 사람들이고 그 덕분에 슬레타가 부작용없이 건담을 조종할 수 있었던 건가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또다른 SF애니메이션인 크라우 팬텀 메모리가 생각나면서 그렇게까지 잔인하진 않을거라고 바라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을려구요...     

크라우 팬텀 메모리에서는 리나크스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 물질이 인간과 결합되면 초능력이 발휘되고 그 능력을 군사적으로 쓰기 위해 개발되는 중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그 개발사업에 투입된 과학자인데 어느 날 놀러 온 어린 딸의 몸에 리나크스가 들어가게 되고 아버지가 딸에게 팔을 뻗다 팔을 잃게 됩니다. 딸 크라우는 점점 능력을 제어하는 법을 배우고 그것으로 위험한 심부름을 대신하며 경제활동을 합니다. 리나크스는 하늘을 날거나 물건을 부수거나 투명해지거나 할 수 있거든요. 어머니는 훨씬 어렸을 때 돌아가신 것 같고 성인이 된 후로는 아버지와 따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몸에서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의 인간이 나왔습니다. 그 아이는 리나크스였고 크라우는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리나크스는 원래 한쌍이어서 혼자만 있으면 외로워하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리나크스인 크라우와 크리스마스의 존재를 알게 되어 쫒기게 되고 그 중간중간 만나는 리나크스들의 폭주를 처리해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결론에는 크라우의 리나크스는 다시 크리스마스의 몸속으로 사라져 크라우는 그냥 인간 크라우로 살아가고 크리스마스는 외로워하며 지냅니다. 그러다가 크리스마스 몸에서 어린 크라우의 모습을 한 리나크스가 분리됩니다.      

행복회로를 돌리자면 에어리얼과 슬레타의 관계도 이런 관계가 아닐까요? 데이터스톰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고요. 아니면 건담에 파일럿 신체정보를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의 개별성은 개발자들의 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가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프롤로그에 르브리스에게 알려준다는 표현을 쓰거나 르브리스는 개발자들의 아이라는 표현을 보아 비트조각들이 엘란의 눈에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보인 이유가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면 듄을 오마주 한 것으로 볼 때 또 하나의 마녀인 슬레타가 목소리로 기계들을 제어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건담의 데이터가 인간에게 직접 들어가면 과부하를 일으키지만 목소리를 통해 원격으로 제어가 된다면... 구엘이 속한 제타크 회사의 모빌슈트가 A.I.로 원격제어될 정도라면 그 정도 기술이 있어도 되지 않을까요...?      

슬레타와 에어리얼의 인간적인 관계

그리고 슬레타가 18살이라고 치면 에리크트의 나이 25세와 7살 정도 차이가 나는 것도 또 하나의 화제인데요, 엘란도 대역을 쓰는 마당에 슬레타가 사실 25살이어도...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냉동인간이라던가... 에리크트는 건담에 희생되었고 사실 슬레타는 동생이 아닐까 라는 추측도 있긴 합니다. 프로스페라가 에어리얼보고 딸이라고 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건담은 개발자들의 자식이라는 대사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진 않습니다. 작가의 전작이 매운맛 중의 매운맛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였기 때문에 팬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추측해보고 있는데요 부디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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