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삶은 재미없어 보였다.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계시다가 다음 날 다시 일을 다가는 생활을 반복하셨다. 무슨 재미로 사실까 했는데 오랜만에 친구 오니까 밤을 새가며 바둑을 두셨다.
어릴 적 놀러가는 길에 잡았던 아빠 손의 따뜻함은 아직도 느껴진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며 멀어진 아버지. 어느날 이게 가족이냐는 말씀에 ‘왜 이제 와서…’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살아계실 때는 가끔 보던 아버지를 돌아가신 후로 꿈에서 더 자주 본다. 깨어나면 흐릿하지만 아버지가 여전히 내 삶의 한부분인 꿈이다. 좋은 일도 있었을텐데 왜 돌아가시기 전에 아파하던 모습만 자꾸 떠오르는지.
아버지는 행복했는지 궁금하다. 어느 정도는 행복했었다면 좋겠다. 그러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후회의 느낌을 좀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