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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꼰대 Jun 25. 2021

인도는 중국처럼 될 수 있을까

모리셔스, 싱가포르처럼 조세회피처 역할을 하는 국가를 제외하면 지난 20년 간 인도의 주요 투자국은 일본, 미국, 독일 순이다. 일본은 동남아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래전부터 신시장 확보 차원에서 인도에 투자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한국 투자 비중은 1.2%로 낮은 편이고, 중국은 싱가포르, 홍콩을 통한 우회투자까지 고려하면 통계 수치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0% 수준으로 낮고, 금융, 통신, IT 서비스 같은 내수시장을 겨냥한 투자가 많다. 통계 상으로는 인도가 추구하는 포스트 차이나로서의 글로벌 생산기지와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요즘 눈에 띄게 글로벌 기업의 인도 투자 발표들이 많았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같은 미국 기술기업들이었는데 공통점은 인도의 디지털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역시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생산기지와는 관련성이 낮다. 반면, 한국의 인도 투자는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의 해외투자에서 제조업 비중이 30%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인도 투자는 생산기지의 성격이 강하다.


1970년대부터 보면 미국과 중국이 가장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왔다. 그런데 중국은 2014년까지 미국과 같이 외국인투자 유입이 증가하다가 그 이후에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즈음부터 중국이 수출 확대에서 내수 확대로 정책을 전환했고, 그러면서 GVC에서 생산기지로서의 참여도가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2005년부터 투자 유입이 확대되긴 했지만 미국 등 수요처와 동행 수준이 낮은 것으로 미뤄볼 때 여전히 생산기지의 역할이 높지 않다.


GVC 중장기 트렌드도 인도에 영향을 미친다. GVC 트렌드는 상품 무역 비중 감소와 서비스 무역 비중 증가, 인건비 중요성 축소와 소프트웨어나 디자인 같은 무형자산 중요성 확대, 역내무역 비중 증가, 디지털 혁신에 의한 기존 밸류체인의 파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이 90년대 이후 상품 중심의 GVC 확대 시기에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했고, 이를 기반으로 내수시장을 확대해 오늘날처럼 성장했다. 그런데 GVC의 성격이 변하면서 인도에게는 이 공식이 통할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인도의 GVC 참여가 확대되려면 제조에서는 역내 시장 개척과 내수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인도가 경쟁력 있는 서비스는 역외 시장으로의 확대하기가 좀 더 용이해질 것 같다.


특히, 코로나는 이런 GVC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비용에 더해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시장에 가까운 곳에 생산기지가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공급망 다변화는 인도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시장 가까이로 가는 온쇼어링, 니어쇼어링은 이런 기회요인을 상당히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봤을 때 인도에서 우리 기업은 중국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중간재 제조, 인도 내수시장을 목표로 디지털 콘텐츠 같은 서비스 분야 투자에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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