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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꼰대 Jun 18. 2021

무역과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로 많이 알려진 기술이다. 그러나 앞으로 무역에 미칠 영향도 작지 않다. 


무역은 간단히 말하면 수출자가 수입자에게 물품을 팔고 대금을 받는 것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거래가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친다. 이유는 서로 다른 나라에 있는 수출자와 수입자가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출자는 물품을 보냈는데 수입자가 대금을 보내지 않을까, 수입자는 수출자가 품질과 수량을 약속한 대로 보내줄지 걱정한다. 그래서 수출기업은 수출품을 배에 싣자마자 대금을 받고 싶어 하고 수입기업은 물건을 받아 확인한 후 대금을 지급하려고 한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은행, 보험사 등을 끼우게 되고, 중개자가 늘어나면서 서류 절차는 더 복잡해진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수출자와 수입자에게 비용 부담을 안긴다. 게다가 물품이 국경을 넘다 보니 통관까지 거쳐야 해서 시간은 더 지체된다.  


블록체인은 이런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수출자와 수입자가 무역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 내용은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이를 분산원장이라고 한다. 물론 계약 내용을 볼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할 수 있어 사업 정보 누출 위험은 없다. 


은행, 보험사, 운송사, 세관 등도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고 제출하는 과정도 없어진다. 그동안 5일 이상 걸렸던 절차를 하루로 단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센서, 사물인터넷 기술까지 결합하면 물품의 이력과 위치까지 추적이 가능해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은 더 커진다. 


실제로 HSBC, IBM 등 글로벌 은행과 IT 기업들은 무역금융에 특화한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이미 구성하였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대표적인 컨소시엄으로는 볼트론, 마르코폴로, 위트레이드, 바타비아 등이 있다. 

  

중국도 블록체인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에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를 출범시켰다. BSN은 일종의 블록체인 운영체제이자 생태계이다. 블록체인 기업들이 BSN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면, 참여 기업들은 거래 등에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BSN이 곧 세계 최대의 기업용 블록체인 생태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별도로 무역과 관련된 다수가 동일한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해야 큰 효과가 있다. 워낙 규모가 클 것이라 누가 지배적인 플랫폼을 조성해 미래 무역을 지배할지 관심 있게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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