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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쿄킴 Jan 08. 2019

이것, 저것, 그것은 강조해주세요.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디자인의 목적


클라이언트라면 누구나 나름의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디자인을 의뢰합니다.


전자제품이나 가구를 만들 때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과 쓰임이 '목적'이 되고, 리플릿을 만들 때는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정보와 이미지들이 '의도'가 됩니다. 디자이너는 이런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여러 요소들을 선택하고 배치하게 되는데, 중요한 요소들은 눈에 띄기 쉬운 위치에 사용하기 편한 형태로 사용자에게 노출되고,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덜한 것들은 생략되거나 감춰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당 요소의 성격에 따라 위치와 형태, 컬러나 재료, 가공법 등으로 구분되게 되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가끔 결정장애를 가진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게 됩니다. 포함해야 할 요소들이 나열된 목록에 빼곡하게 밑줄과 별표가 표시되어있는 경우입니다.


리플릿을 예로 들자면, 대부분의 항목이 두꺼운 폰트나 눈에 띄는 색상으로 구분되길 원해서,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강조하지 못하고 잔뜩 힘만 들어간 디자인이 나오게 됩니다. 강조는 중요한 것을 구분한다는 의미인데, 많은 것을 강조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모두를 강조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납니다.


선택과 집중


기획 단계에서 프로젝트의 목적과 의도를 명확히 하고 난 이후에는 우선순위에 따라 항목들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항목들이 수렴될 수 있는 주제가 있다면, 나머지 항목들을 스토리에 맞게 배치하고, 내용에 따라 분류하고, 합치는 과정을 진행하게 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버리는 것입니다.


제품 하나가 가질 수 있는 기능은 제한적입니다.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면, 필요한 부분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클라이언트의 몫입니다. 중요성이 덜하거나 사용빈도가 높지 않은 요소들은 과감하게 숨기거나 생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조금 더 집중된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 jaspermorrison.com
평범함 속에 빛나는 비범한 아름다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제스퍼 모리슨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기발한 디자인보다 집중하게 만드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그의 디자인을 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생략하고, 가장 중요한 가치들만 남겨놓는데,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를 단순하게 줄여줌으로써 사용자가 구조에 익숙해지고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때로는 짧은 말이 상대의 마음을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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