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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과의 마지막 동거

프롤로그

by 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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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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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위의 사진에는 여전히

예전처럼 자상한 모습의 엄마지만

엄마라고 부를 수도

만질 수도

안겨 볼 수도 없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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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 딸들도

나와 같은 시간이 오겠지.

서로가 원하지는 않아도

그런 시간들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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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간이 오면

나의 딸들은 어떨까

어떤 마음일까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하면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을 나의 마음도

그리 편치는 않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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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오늘처럼

나와 같은 마음이 든다면

엄마를 만지듯

엄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을

아이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눈처럼 뿌려두었으면 좋겠기에

하얀 백지를 눈 밭이라 생각하며

한 발 한 발 우리들의 흔적을

글로 남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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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운

보물 1호, 2호에게


by 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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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