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많다'의 기준은 몇살일까?

내 나이가 어때서

by 루테씨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실례임을 인정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 그것. 나이. 이름을 주로 부르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나이에 따라 언니, 오빠, 형, 누나, 동생 등 호칭을 나눈다. 나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모임도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말 중에 "어차피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라는 말도 있다. 위아래를 나누는 명확하고 중요한 기준이었던 나이가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존재가 된다는 것도 인정하는 말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 주로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나이이다. 30대는 물론 심지어 20대 후반인 사람들도 본인의 전공과 관련 없는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나이를 앞세워 망설이곤 한다. 하지만 꼭 기억하자. 누가 뭐래도 오늘이 우리 삶의 가장 젊은 날이다.



<Senior Study> 출처 : Canva

마흔을 넘어 시작한 그림 공부


나의 엄마는 마흔이 넘으신 나이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셨다.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지 4년 차가 되었을 때 서울에서 하는 아트페어와 공모전에 참여하시는 등 끊임없는 도전을 하셨다. 환갑이 넘은 지금은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그림 선생님이시자 화가이시다. 수강생들과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에, 삶에 활력소를 줄 수 있음에, 즐겁고 보람차다고 하신다. 요즘에는 다양한 그림 기법을 찾아보시고 미술과 관련된 테라코타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신다. '배움'을 이야기하는 엄마의 눈빛은 호기심에 가득 찬 소녀의 눈빛처럼 반짝거린다.


환갑이 넘어 시작한 중국어 공부


나의 아빠는 환갑이 넘으신 나이에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셨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셨다. 중국 여행에서 현지인들과 대화하고 싶다는 소망 하나로 시작하신 공부이다. 엄마께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할 즈음, 아빠는 대금이라는 악기와 사진 찍는 것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셨다. 대금을 배워서 연주회도 하시고, 사진을 찍어서 전시회도 하시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표현하고 계신다. 자신의 감성을 더욱 표현하기 위해 사진 찍는 것뿐 아니라 포토샵도 배우고 싶어 하신다. 뿐만 아니라 현재는 하모니카도 배우신다. 중임무황태의 대금 악보를 보시던 아빠가 도레미파솔라시도의 하모니카 악보를 보고 계시는 모습은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무언가를 배우고 연습하실 때 아빠의 모습은 제일 좋아하는 소방차에 집중하고 있는 나의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만큼 열정적이시다.


늦은 나이란 없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할 때까지 나는 머리 탈색을 해본 적이 없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미 서른이 넘은 나이었다. 위에 언급된 나이들에 비하면 어린 나이였지만 내 머릿속의 나는 '탈색하기에는 늦은 나이'었다. 그때, 나보다 4살 많은 남편은 보란 듯이 탈색 후 보라색 머리로 변신을 하였다. 나의 예상과 달리 시어머님은 젊을 때 할 수 있는 거지 라며 잘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탈색을 했고 분홍, 파랑, 초록 머리를 지나 지금은 말로 형용하기도 힘든 반백 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많다'의 기준은 무엇이며 '늦은 나이'의 기준은 무엇일까? 결국 그 기준과 제한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배우면 되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면 된다.


나이가 많다는 기준은 없다. 우리는 오늘, 가장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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