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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석 Sep 08. 2015

난생 처음 가본 뉴욕/워싱턴-1일차

일하면서 여행을 가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다.

 정말 몇년만의 여행인지..  

특히 일하면서 휴가를 내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다녀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미국에 가고 싶었던 것은 단 한가지 였습니다.


'스미소니언 미 항공우주 박물관'


이 한곳을 너무나 가고 싶어서 다양한 루트를 알아보던 중,

뉴욕에 가서 메가버스로 워싱턴으로 이동하는 것이 저렴하고 효과적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 소개를 잠시 하자면 저는 남자아이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미술학원 선생님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들-비행기, 로봇, 우주선 등등-을 주로 접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이들을 보면서 '아 나도 정말 어렸을 때 비행기, 우주선 정말 좋아했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한 블로그에서 항공우주 박물관 게시물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목적지를 항공우주 박물관으로 잡고 계획을 짰습니다.


휴가는 대략 6일이었습니다.

그 중 비행기로만 이동하는 시간이 2일이라고 치면 4일만 미국에 있게 됩니다.


근데 이미 결심한 순간이 출발하기 몇주 전이라 비행기 표는 이미 하늘로 치솟아 있더군요 ㅜㅜ;

특히 경유항공편은 가는날은 1일을 잡아먹고, 오는 날은 날짜 변경선으로 2일을 잡아먹는 기막힌 일정 때문에 돈은 돈대로 쓰고 너무나 짧게 오는, 그런 일정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다른 분께서 아시아나 직항이 더 싸다고 해서 검색해보니 맙소사! 정말 국적기, 그것도 직항편이 170만원밖에 안하는 것을 우연히 구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표는 구했고 일정이 문제였습니다.

하루는 꼬박 항공우주 박물관에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왕이면 병이 도지더라구요, 이왕 뉴욕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도 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짧은 일정을 또 쪼개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1일차 - 뉴욕 도착 / 새벽 1:30분에 메가버스로 워싱턴 이동

2일차 - 메가버스로 새벽 6시 30분에 워싱턴 도착 / 스미소니언 박물관 견학 / 유학하는 형 집에서 자기

(즉, 숙소를 잡지 않고 밤을 메가버스에서 보내기)

3일차 - 워싱턴 구경 / 새벽 12:30분 메가버스로 다시 뉴욕으로 이동

4일차 - 새벽 5:30 뉴욕 도착 / 자연사 박물관 견학 / 숙소에서 자기

5일차 - 뉴욕 관광 / 숙소에서 자기

6일차 - 한국으로 이동 / 바로 수업 진행.


이렇게 2일은 숙소가 아닌 버스에서 지내는 걸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람들이 보면 참 피곤하겠다고 해서 말렸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 짧은 일정에 많은 것을 보고 싶어서 무리해서 짰습니다.



근데 실제로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알차게 여행이 가능했는데 다만 혼자한 여행이었기에 가능했지 동반자가 있었으면 너무나 힘들었을 그런 일정이었습니다.


특히 숙소가 없다는 게 상상 이상으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무거운 배낭은 돈주고 맡기면 되지만 어디 마음 편하게 쉴곳과 씻을 곳이 없다는 사실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또한 현재 뉴욕 날씨가 한국 못지 않게 덥기 때문에 땀범벅이 된 채로 숙소도 못가고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피곤함보다 훨씬 컸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때의 찐득거림이 느껴지네요... 윽 ㅜㅜ)


준비물


아이패드(에어2 128기가)

-> 사진 촬영, 영상 촬영, 지도, 일정, 여권스캔, 숙소 예약권 스캔, 전자 항공권, 영화, 음악, 여행정보 책 등 모든것을 넣고 다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유용하고 아이패드 덕분에 정말 편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왠만하면 프린트 종이 보다 아이패드에 PDF로 민박집 예매나, 전자 항공권을 보여주면 다 OK입니다. 굳이 프린트물을 요구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여행 책자도 앱으로 제작되어서 언제든지 검색하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이 되면 적도록 하겠습니다.



방수 돗자리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특히 피곤할 때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잠시 돗자리 펴고 눕는 것은 천국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뉴욕에서는 초원 위에 눕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더라구요.

그리고 이 돗자리도 거의 포켓 수준으로 압축이 가능해서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또 필요할 땐 이불 대용으로도 썼습니다.



배터리팩

->친구것을 빌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고 다니긴 했는데 잘 쓰진 않았습니다.


앵커 5포트 USB

->정말 필수품! 배터리팩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도 메가버스나 숙소에서 항상 충전할 수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 외 배낭 및 옷 등등..



첫날, 뉴욕으로 출발.

역시.. 극성수기라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역시.. 극성수기라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환전신청 해 놓은 것은 인천공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대환율도 75%라 굳이 시중은행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서울역도 있긴 하지만... 직장인들 바쁘다 보면 이것도 여의치가 않죠.


설마 했는데 A380을 탔습니다.


A380의 좋은 점은 이렇게 전 좌석에 USB포트와, 좌석 아래에 콘센트가 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도착할 때 까지 전자기기를 계속 충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내식입니다.

기내식입니다.

나쁘진 않았습니다.

빵에 버터와 잼 발라먹은게 제일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최신기종 답게 실시간으로 경로와 터치가 되더라구요.

이 때 느낀 것은 직항으로 표를 구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것과, 미국이 정말 멀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단 직항도 14시간인데 엄청 지루했습니다. 왜 돈을 벌면 비지니스 타는지 알겠더라구요. 목은 엄청 아프고 몸은 꼬이고....


시간이 되면 이렇게 강제 취침모드로 만듭니다.
중간에 간식으로 준 브리또. 맛있었습니다.
뉴욕 도착~~~~!!!!

도착했습니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설레이더라구요^^;



입국은 조금 긴장되었습니다. 일단 무비자라고 해서 절대 무비자가 아닙니다!

E-STA 비자라고 해서 무비자임을 증명하는 비자가 필요합니다.-_-


이걸 모르고 "무비자니까 그냥 가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하다가 정말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친구와의 카톡..-_-;;


암튼, 긴장속에 통과를 했습니다.

뭐랄까, 확실히 예전에 태국이나 일본입국심사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멀리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천조국의 위엄 때문인지 사뭇 다른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무사통과~!


Penn Station.

보통 JFK공항에서 맨하탄으로 오면 Penn역으로 오게 됩니다.


사실 뉴욕에 오기전까지는 몰랐지만, 뉴욕은 굉장히 넓습니다.

우리가 드라마로만 보던 자유의 여신상, 월 스트릿, 센트럴 파크는 모두 맨하탄에 있습니다.


창피한 사실이지만, 뉴욕과 맨하탄은 전 다른 도시인 줄 알았습니다....ㅜㅜ

마치 외국인이 서울이라고 하면 종로와 광화문쪽이 서울이라고 생각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어차피 밤에 메가버스로 워싱턴으로 이동하는 것이라 짐을 맡길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러기지 키퍼라는 곳이 있더군요.


사실 오기 전에 한국에서는 '뉴욕 *서실' 이라는 곳을 먼저 알아보고 왔는데 거기는 9~21시까지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더 늦게까지 하더라구요. 가격도 똑같구요. 암튼 여기 추천합니다.

한조각에 2.5달러 피자입니다.

상당히 크고 튼실합니다. 먹고 배의 절반을 차더라구요.

뉴욕은 어딘가가 항상 공사중입니다.마치 계속 몸의 고장난 부분을 고치는 로봇처럼 도시 곳곳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이건 새벽에서도 볼 수 있더라구요.

희안하게도, 대부분 여행책자에 나와있는 쉑쉑 버거집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여행책자에서 나오고 블로그에서도 나오더라구요.


사람들이 줄서서 먹더라구요.
단지 버거와 콜라,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우리나라돈으로 13000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여기서부터 뉴욕의 물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친몸을 이끌고, 센트럴 파크로 왔습니다.

여기서 마치 피크닉을 하듯이 쉑쉑버거를 먹었는데 여유로워서 좋았습니다.



낮 시간인데도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많이 와서 누워서 자기만의 휴식을 취하더라구요.

이건 좀 부러웠습니다. 주변 시선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


그리고 그런 거대한 숲과 공원이 있다는 것. 정말 부럽더라구요.


암튼,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맛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주변에서 사람들이 모여 마라톤을 하거나 야구를 합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대부분 직장인들이 5~6시면 퇴근해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확실히 그런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밤의 뉴욕 거리입니다.
뉴욕에서 놀랐던 것이, 기념품점은 정말 많은데 정말로 천편일률적으로 살게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컵과 장난감은 중국산이고 가격도 상당히 비쌉니다.

예전에 일본 여행할 때는 그 지역의 특산물, 아기자기한 포장, 고 퀄리티의 디자인들이 많아서 어떻게든 사고 싶게 만들었는데, 뉴욕의 기념품점에는 인사동에서나 볼법한 머그컵, 열쇠고리, 티쳐즈 등이 전부였습니다.


타임스퀘어.. 정말 대낮같이 밝았습니다.밤 12시가 되어도 오히려 낮보다 더 사람들이 많더군요.
배트맨 광고.. 엄청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도시 안에 이런 거대한 성당이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타임 스퀘어를 조금만 벗어나도 다른 곳은 모두 문을 닫고 조용합니다.

그리고 신기한 건 건물마다 거대한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성조기를 보면서 '아 정말 미국에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새벽 1시 30분. 메가버스를 탔습니다.

적어도 피곤하게 이동하고 싶진 않아서 맨 앞자리를 미리 예약했습니다.


예전에는 맨 앞자리도 선착순으로 배정했다는데 어느 순간 7$를 더 내야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입장에서는 그냥 돈 더주고 예약할 수 있는게 더 좋았습니다.


다행이 버스안에서도 콘센트가 있어서 전자기기들을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뉴욕에서의 1일을 마무리하고 워싱턴으로 이동합니다.

여담으로 숙소가 없다는 것은 씻지 못하는 부담감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혼자이기에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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