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 수는 없는 시간
촌스럽다며 좋아하지 않던 라디오 테이프
반짝거리는 야경과 달리 어딘가 쓸쓸하고 비릿한 물 냄새가 나는 한강
혀 끝이 아리도록 쓴 소주
종로 음악 상가에서 찾아 듣는 오래된 테이프
한강공원에 앉아 멋진 노을을 보고 뱉는 오늘은 하루가 완벽하다는 말
비가 내릴 때면 빗소리가 좋아서 날이 선선하면 바람이 좋아서 모든 이유에 따르게 되는 술
나를 영영 떠난 당신을 만나는 법을 알고 있다.
하늘이 푸르고 바람은 청량한 어느 날
오늘은 노을이 예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서쪽이 잘 보이는 곳으로 향한다.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를 틀어두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술잔도 함께 기울인다.
낡고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던 당신의 취향이 이제는 내 삶을 지탱하는 삶의 방향이 되었는데
당신을 이해하게 된 지금 함께 할 단 한 번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슬픔이 되어 돌아온다.
행복이라 말하게 된 순간에는 늘 당신이 먼저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