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맛이 어떠냐? 답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뒷북인거같기도 하구. 이태원클라쓰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에서 연재되던 조광진 작가의 <이태원클라쓰>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이다. 그렇다면 이태원클라쓰에서 예비마케터 입장에서 봤을 때 관전포인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미 드라마를 봤던 사람이라면 더욱 이해가 갈 글이고, 보지 않았던 사람이더라도 본인이 경영과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계속해서 이 글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스포내용이 있으니 이 점은 참고하길.
박새로이와 장대희의 경영철학 차이
장대희가 운영하는 장가와 박새로이가 운영하는 단밤은 경영철학은 사실 같다. 둘다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들을 대접하는 요식업계 이미지를 경영철학으로 둔다. 하지만 여기서 차이가 드러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 맺음에 있다. 장대희는 요식업계 1위를 지키기 위해 온갖 수법을 모두 동원한다. 자신의 내실을 다지는 것은 이미 많이 해뒀다는 자만감에서 시작된걸까. 아니면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아등바등거렸던걸까. 모든 것이 이익과 돈으로만 맺어진 관계이다보니 당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매각을 당하고 나니 주주들이 더이상 장가를 좋게 볼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 그러나 박새로이는 조금 달랐다.
솔직히 박새로이는 인복이 많은 캐릭터다. 처음에는 주변에 아버지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지만 오수아를 시작으로 이호진, 조이서, 장근수, 마현이, 최승권 그 외에도 많은 지인들이 생기면서 복을 가져다 준다. 그리고 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당당하게 어필하고 다닌다. 박새로이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뚝심. 강한 뚝심이 있는 사람이다보니 복수와 일을 제외하고 주위를 볼줄 몰랐다. 하지만 본인도 사람이 재산임을 아는지라 중간중간 깨달음을 얻고 조금은 다른 선택들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 선택들이 모여 복수에 성공하고 요식업계 1위를 달성하고 연애까지 하면서 달달하게 마무리 된다. 솔직히 뭔가 그렇게 좋아하는 것처럼 안 보여서 아쉽게 끝난 느낌도 없지않았ㅇ..
사람이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은 자꾸 등장하긴 하지만, 주위 사람들 말을 듣고 자신의 선택을 바꾸는 행동을 해나가는 것에서 철드는 과정을 보여주는게 여기서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다. 무릎 한 번 못 꿇던 박새로이가 점차 변하는 과정은 결국 사람이었던 것. 여기서 내가 느낀 것은 주위 사람들의 말에 휘둘릴 필요도 없지만 조언을 잘 듣고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거다. 여기서 이 말을 해서 내가 나쁠 게 없고, 오히려 내가 생각해도 이 점은 실천하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면 바로 실행하는 것이 포인트. 이것이 박새로이에게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
조이서의 성장과정
이태원클라쓰는 조이서의 성장과정을 아주 잘 보여준다. 소시오패스 철부지가 박새로이를 만나고 가치관이 바뀌어버리는 그런 과정. 인플루언서와 모델로서 마케팅, SNS만 하던 그가 점차 경영을 알고, 사랑을 알고, 사람을 알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게 좋았다. 정말 배울 점을 톡톡히 배우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하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또한, 아직 어리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보여줄만한 모먼트는 조이서의 지속적인 사랑고백. 툭툭 던지는 말이지만 그 말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고, 툭툭 던지는 질문이지만 그 말에는 뼈가 있다.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라는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어렸기에 더욱 이렇게 해도 좋다는 생각을 가졌다. 솔직히 실제로 사장님한테 갑자기 사랑한다고 하면 좀 당혹스러울지도...
대표이사가 되더니 조금씩 철이 들었지만 끈질긴 짝사랑은 계속된다. 그런데 여기서 포인트는 조이서가 쓰러지고 병실에 가게 되어 마현이와 나누는 대화내용이다. 그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해."라며 자신은 필요한 사람이어야만 하고, 자를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고 털어놓게 된다. 이 때 굉장히 슬프지만 진짜 이 친구가 사랑을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그 사람의 옆에 있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과로로 쓰러지면서까지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무모하지만 슬프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을 대할 줄 알게 되었음을 느꼈다. 박새로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있으니 이 사람에게 내가 어떤 식으로 다가가야할지를 파악하고 행동하는게 바로 조이서였던 것.
마케터라면 사람들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을 잘 파악하고 행동할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 왜냐하면 고객을 상대할 때도 이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이서는 이 모든걸 눈치채고 행동하고 적당히 티도 내지만 자기 본심은 뒤늦게 털어놓은 것. 이 점에서 마케터의 자질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사들
박새로이는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 가치관때문에 무모한 행동을 하고 세상에서 낙오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결국 소신을 지키며 살아왔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그의 모습이 드러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이었고, 타인이 원하는 세상에 맞춰 살아가지 않았다. 자기 사람들과 단밤을 구축하고 IC까지 만들며 결국 요식업계 1위를 거머쥐었다. 분명 혼자 이뤄낸 것은 아니지만 소신을 지켰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이다.
단밤은 두 가지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같다. 하나는 쓰디쓴 밤이 아니라 달달한 밤을 보내고 싶다는 박새로이의 대사에서 드러나기도 하지만, 또 하나는 단단한 밤톨같은 박새로이를 뜻하기도 하는 것같다. 물론 웹툰 원작에서는 꿀밤으로 나오지만 말이다. 그만큼 사람이 단단하게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 드라마의 큰 교훈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소신이 남들에게 피해가 된다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장근수, 장근원을 통해 보여진다. 그러나 소신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며, 자신의 행복도 얻을 수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케터뿐만 아니라 대학생과 직장인분들이라면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기 바란다. "본인의 삶에 가장 소중한 것은 당신인가요? 당신의 삶에 당신이 있나요?" 현실에 맞춰 가치관을 바꾸려고 하지는 않으셨으면 하는게 제 바람입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