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리 Jul 01. 2020

2020年 7月

번아웃과 무기력증 극복기

최근 번아웃이 심하게 왔다가 무기력증으로 인해서 약속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잡아놨다. 그러고나니 어느덧 7월이 되었고, 친구가 브런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렸다. 문득 생각난 월간김규리. 생각났을 때 행동하지 않으면 절대 안할거같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내가 생각났다. 그때의 나는 어디간건지. 지금은 그냥 밍기적거리는거 좋아하는 대학생으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다시 버닝해야지.


이제까지 뭘했냐면



그러게. 내가 뭘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6월은 기말고사와 종강이 있는 달이니만큼 너무 힘들었다. 핑계라면 핑계지. 벼락치기를 했으니까 힘들 수 밖에. 하지만 그만큼 매주 토요일은 광고동아리에 힘쓰고 애썼다. 과제는 그렇게 힘이 드는지 체감이 잘 안 되는데 시험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학종러였기 때문에 활동하고, 글쓰고, 만들고, 발표하는건 잘한다 잘한다 소리를 듣던 사람이라 그런걸까. 그런데 항상 내가 들었던 말은 대학에 와서도 똑같다. "너는 공부만 잘했으면 ..." 그러게. 나도 공부 잘 하고 싶다. 이래놓고 어디가서 공부 못 한다고 하면 욕 먹겠지?


그 와중에도 좋은 일들도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숭님의 책 '기록의 쓸모'로 마케팅북클럽에서 발제를 진행했다. 독서모임은 1월부터 했었지만 발제자가 되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역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영감을 얻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 북토크에서 들었던 이야기는 나를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영감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점점 덜어지는 기분이다. 영감은 나에게 에너지다. 영감받는 글과 사진, 대화 등을 접할 때면 무언가 행동하고 싶어지는 동기부여가 생긴다. 그저 생각만 하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영감이라는 키가 주는 행동력이 너무 좋다. 어쩌면 지금도 그럴지도. 왜냐면 아까전에 영감노트 계정분들의 글들을 스크랩하고 읽고 생각을 정리했거든.


지난 달의 나와 오늘의 나 리뷰


6월달에는 공부를 좀 해야될 것같다. 기말고사 보는 과목들이 잔뜩이다. 보는 과목들 중에 영어로 구성된 과목도 많아서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해야될 것같다. 유튜버 코스모지나님의 액팅잉글리쉬 1기에 참여했었는데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 경쟁피티때문에 밤샘이 지속되다보니 공부가 어려웠는데 이제 2기 모집을 시작해서 2기에는 열심히 해보려 한다. 

==> 공부! 하긴했는데 성적은 자신 없다. 그래도 이미 끝나버린거 후회 안 하고 다음 학기 열심히 해봐야지. 영어공부는 기말고사 공부하다보니 많이 미뤄진게 사실이다. 내가 영어에 열정이 별로 없다는걸 깨달은 순간..! 이제라도 다시 해야지.


마케팅북클럽 구구절절에서 기록의 쓸모라는 책으로 발제를 하게 되었다. 준비기간이 일주일정도 남았는데 떨린다. 사실 아껴읽으려고 두고두고 있었는데 이런 식이면 쭉 못 읽을 것같아 발제를 하겠다고 질러버렸다. 역시 에니어그램에서 8번이 나온 이유가 있다. 

==> 행복했던 시간과 영감을 주고 받은 시간이었다. 발제를 맡게 되니 책임감도 많이 생겨서 어렵더라. 그래도 영감전도사, 기록전도사 역할은 충실히 해냈으니 뿌듯하다.


쉼을 두려워 하지말아야지.. 항상 5월마다 번아웃이 온다. 물론 그게 장기간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어제 빈혈때문인지 집에 오자마자 갑자기 잠에 들었다. 자고 싶어서 자는게 아니라 갑자기 확 쓰러지며 잠들어버리는건 진짜 위험하다. 적당히 쉴줄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밥 잘 챙겨 먹어야지.

==> 이래놓고 진짜 심각한 번아웃이 왔다. 이게 이어져서 무기력증까지 오고야 말았다. 7월이니까 새출발한다고 생각하고 얼른 극복해야겠다. 미뤄둔 일들부터 차근차근 해야지. 읽고 싶던 책들도 읽어봐야지. 시간활용의 중요성을 잘 아는 사람이니까 그만큼 열심히 해보자.



이제 뭘해야되냐면


어쩌다 팀장이 되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서 한 일. 친구가 팀장이 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미디어가 관련된 주제로 모인 집단에서 지위를 맡는다는건 그때부터 정치판 시작이라고. 그만큼 어깨에 짐이 한가득 올라간다는 이야기겠지. 왕관의 무게를 견디라는 말처럼 일도 마찬가지인 것같다.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도 괜히 나온게 아니야. 그런데 평소에 존버라는걸 못하는 사람이고 자꾸만 일을 만드는 사람이라 이번 나의 행동들이 기대된다. 이미 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거. 그래도 안다. 내가 열심히 하는 것을 보여주면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거. 화이팅!


다시 영어와 코딩에도 힘을 쏟을 때가 왔다. 개인적으로 영어는 원래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다. 외국인 친구들이랑 대화할 때 편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과 해외에서 일을 하게 될 때 의사소통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겹쳤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생각만 하면 안 될 것같아서 자꾸만 할만한 껀덕지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어떻게든 할 수밖에 없게! 코딩은 하다가 그만뒀지만 연관어 검색과 데이터 분석에 필요할 것같아서 슬슬 다시 해보려 한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잊어버렸더라. 역시 무의식적 자아가 스스로 움직이기 전까지 사람이란게 계속 까먹을 수밖에 없나보다.


그래도 중요한게 바로 노는 거다. 정확히는 사람들 만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승희님이 카페를 자주 찾으시는 이유가 카페 사장님들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이란 마케팅은 다 때려넣은 공간이라고 하셨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찌보면 나도 그런데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를 몰랐던 거같다. 단순하게 커피를 좋아해서라는 말로 얼버무리곤 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카페를 자주 갈거다. 가고 싶던 전시회도 조금씩 둘러보고 팝업스토어도 가야겠다. 퍼스널컬러진단도 오늘 받기로 했는데 봄라이트가 나올 것같다. 여름방학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놀아봐야겠다. 일만 할 순 없으니까! (당당)


내가 좋아하는게 뭐냐면


메모레 책공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독서모임 'Under 25'에서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최근 나눴었다.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일지 취향을 생각해보는 과제를 받았는데 여기서 써야겠다. 나는 아무래도 빈티지를 좋아하는 것같다. 정확히는 빈티지스러운 감성을 좋아한다. 미국빈티지 감성을 좋아해서 모베러웍스 브랜드를 사랑하고, 인스타그램 필터는 먼지 낀 에스닉 필터가 한가득이다. 빈티지 치마를 좋아해서 하나둘씩 사다보니 옷장이 알록달록해졌다. 이제는 사람들이 내가 입은 옷이 빈티지인지 아닌지부터 물어본다. 그게 또 재밌더라.


나는 공간을 좋아한다. 공간마다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를 온전히 즐기고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팝업스토어와 전시회를 너무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 때문이랄까. 공간들 중에서도 카페를 좋아해서 여행다닐 때도 카페는 무조건 가는 편이다. 커피를 좋아해서도 맞지만 카페라는 이름 속에서 공간마다 느낄 수 있는 다른 무드들이 너무 재밌다. 그리고 누구와 갔는지, 무엇을 주문했는지, 날씨는 어떤지에 따라 느껴지는 기분이 다르다. 매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노래들으며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사부작거리며 연필이나 볼펜으로 적는 것도 좋지만 지금처럼 타이핑치는 기록도 좋아한다. 노래는 대부분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서 찾아 듣는 편인데, 기분에 따라 노래가 달라지는게 아니라 노래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는 편이라 그때그때 쓰는 글 갬성이 다르다. 지금은 장범준과 권정열 모음집을 듣는 중이다. 평소에는 땡포컴, 세훈인서울, 떼껄룩, 김파란 등 여러 채널을 듣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콜드나 크러쉬같은 R&B, 보사노바를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하이틴감성 플리가 많이 나오길래 듣는 중이다. 넷플릭스의 힘인가.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탄다. 그러다보니 사람 만나는걸 좋아하고 아무것도 안 하지 못한다. 그래놓고 일이 많아지고 약속이 많아지면 두낫띵을 외치곤 한다. 그렇게 모순적인 사람이다. 그래도 이런 나를 내가 알고 있기에 외로워하지 않도록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캘린더를 미리 채우는 편이다. 미래의 규리를 위해서 과거의 규리가 미리 일정을 관리해주는 느낌이랄까. 요즘 린더앱으로 숭케줄을 구경하는게 취미인데 나도 언젠가 귤케줄을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해야지!


마무리


끄적이다보니 어느덧 마무리다. 뭐라고 쓰지라는 생각에서 멈추는 것보다 그냥 무작정 노트북 켜고 글 써보겠다고 브런치 접속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다. 이제 뭐하지 생각해봐야겠다. 잠 못 드는 밤이다.

작가의 이전글 2020年 6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