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이 맞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죠?

회계사가 본 증여추정

by 작가h

상담은 늘 비슷합니다. 계약서를 뚫어지게 보면서, 통장 이체내역을 확인하나 중간중간 끊겨 있죠. 스물아홉 직장인 K씨도 그랬습니다. 연봉으론 설명이 안 되는 금액으로 아파트를 샀고, 국세청에서 “자금출처 소명” 안내문이 날아왔습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제 돈인데, 왜 증명해야 하나요?” 증여추정의 세계에선 입증책임은 납세자 쪽으로 향해 있다는 말을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어머니가 조금 보태주셨지만..” K씨는 가볍게 말했지만, 세금는 가볍지 않습니다. 차용증, 이자이체, 상환 스케줄—이 세가지가 돌아가야 ‘빌린 돈’이 됩니다. 부모님께 빌렸다면 ‘말’이 아니라 ‘기록’이 필요합니다. 차용증에 이자율과 상환기한을 적고, 매달 이자가 빠져나간 흔적, 원금을 갚은 이체 내역이 따라와야 합니다. 이 셋이 있으면 ‘빌린 돈’, 없으면 ‘증여’로 보입니다. 부부 사이 이체도 비슷합니다. 생활비라면 주기·금액·메모가 일정할수록 오해가 덜합니다.


가장 위험한 건 "이름만 빌렸어요” 하는 명의신탁입니다. 등기나 명의개서가 끝나는 순간, 그 재산은 사실상 증여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절세와 편법을 가르는 건 말이 아니라 서류죠.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드리는 팁은 단순합니다. 첫째, 거래 전 증빙을 명확히 그려두세요: 어떤 계좌로 받고, 어디에서 지불할지. 둘째, 거래 중에는 계좌를 불필요하게 갈라 쓰지 마세요. 셋째, 거래 후에는 계약서·이체내역·영수증을 날짜 순서대로 묶어 두면 됩니다. 관리 아래 두면 사고가 줄어듭니다.


K씨는 집에 돌아가 부모님과 바로 차용증을 쓰고, 지난 이체 내역을 정리해 보냈습니다. 퍼즐이 이어지자, 소명은 의외로 빨리 끝났습니다. 증여추정은 결국 “내 돈의 출처”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거짓되지 않은 기록, 끊기지 않은 흐름이면 충분합니다.

더 구체적인 기준과 실제 사례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fakt.co.kr/gift-presumption-guide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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