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이야기] 파란만장 횡성 워터파크 여행1

시련이 우리를 강하게 할 지어니

by 길위의스튜디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 마리나베이샌즈의 인피니티풀을 사랑하던 참가자들은 워터파크 여행을 기획했다.

워터파크는 공부할 거리가 아주 많은 여행장소였다. 날짜, 시간에 따라 이용요금이 달라졌고, 예약 방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으며 할인조건도 다양하고 복잡했다.


학습에 취약한, 특히 수학이라면 진절머리를 치는 발달장애인들을 포기하지 않게 한 건 워터파크를 가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높은 교육 효과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길 위의 스튜디오>가 여행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다행히 요즘은 AI를 통해 복잡한 연산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진짜 난관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성수기 주말 KTX 예매였다……!


KTX 티켓은 한 달 전 오전 7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그리고 주말, 적당한 시간대의 티켓은 보통 5~10분 이내로 매진된다.

티켓 예매를 위해 사전 교육과 연습을 진행했지만 온라인 결제 경험이 드문 참가자들이 시간에 맞춰 빠르게 예매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용케 한 참가자가 출발일 기차표 예매에 성공을 했다. 발매개시일에는 실패했지만 수시로 코레일에 들락거리며 취소표를 확인한 모양이었다. 바로 다음날 예매에 성공했다며 무척 기뻐했다.


사실 실패한 참가자들을 대신해 이미 기차표를 확보한 상태라 추가 예매가 필요하진 않았으나 누군가 대신해 주는 것과 본인이 직접 성공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 경험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된다.

다른 참가자들도 출발일 기차표 예약은 실패했지만 돌아오는 기차표는 예약대기를 걸어 각자 결제에 성공했다.

그렇게 무사히 기차표를 구한 줄 알았다.


[선생님, 코레일톡 제가 모르고 취소해 버려서 죄송합니다. 다시 예매해 주면 안 되나요?]

……여행을 한 주 앞둔 날 도착한 청천벽력 같은 메시지였다.


[죄송해요ㅠㅠ 어떻게 해야 해요? 6시 21분 거 타도 되나요?]


애달픈 연락이 쏟아졌다. 도대체 어쩌다 기차표를 취소한 건지.

정황상으로는, 출발하는 기차표만 예약에 성공하고 돌아오는 기차표는 직접 예약하지 못한 게 신경 쓰여 계속 코레일톡에 들락날락하다가 실수로 티켓 반환을 누른 듯했다.

각자 결제를 하며 한 번쯤 생길지도 모른다고 상상한 문제지만 이렇게 빨리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 역시 우리의 에피소드 제조기…….


기차표는 이미 매진이고 여행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매진 티켓을 구매하는 온갖 꿀팁을 다 찾아 시도했다. 좌석 유형을 바꿔보고, 역 발권기로 현장 구매 좌석을 검색해 보고, 새벽에 취소표가 풀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예약대기를 노려보고.

당사자도 나름대로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았다. 차로 데려다 달라고 하기부터 새벽 첫 차 타기, 자전거 타고 가기 등 허무맹랑한 대안까지.

황당하지만 귀여운 며칠의 우당탕탕 고군분투 끝에 다행히 취소표를 다시 예매할 수 있었다.

현장 발권기까지 찾아보았지만 모두 매진...


우여곡절 끝에 출발한 횡성 웰리힐리 워터파크 여행.

서울에서 가깝고, 숙박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루지나 카트 등 부대시설이 있어서 선택한 장소지만 아쉽게도 대중교통이 썩 용이하지 않았다.

둔내역에서 웰리힐리 리조트까지 버스는 없고 대신 리조트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그중 오전에, 기차와 연계해서 탑승하기 좋은 시간은 딱 2회뿐이었다.

그래서 해당 시간대의 기차를 예매했는데, 출발일 기차가 10분가량 지연됐다.


평소라면 10분의 지연은 별 거 아니지만 문제는 열차의 도착예정 시간과 리조트 셔틀버스의 출발 시간이 딱 11분 간격이라는 것. 제시간에 도착해 셔틀버스를 탈 수 있을지 조마조마한 상황이었다.

기차가 둔내역에 도착한 건 셔틀버스 출발 2분 전. 화장실도 일단 참고 출구를 향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둔내역의 계단은 높디높았고 설상가상 에스컬레이터는 올라오는 것밖에 없었다.

그래도 기차 운행과 연계하여 운행할 테니 기차 시간 지연 같은 건 감안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최대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둔내역을 빠져나온 우리의 눈앞에 있는 건 휑하디 휑한 정류장……. 혹시나 싶어 리조트에 확인 전화를 해보았으나 시간이 되어 출발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당황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도리어 ‘이런 게 자유여행이죠!’라며 씩씩하게 대응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겪으며 나도, 참가자들도 점점 강해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떠나간 셔틀버스 대신 우리는 택시를 타기로 했고, 다행히 역 앞에 대기 중이던 택시 2대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10명이라 택시가 한 대 더 필요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여 카카오T 앱을 설치하고 사용방법도 연습했기 때문에 앱으로 택시를 불렀다. 그러나 도무지 응답 없는 호출이여…… 아무래도 근방에 택시는 우리가 탄 2대가 전부인 듯했다.

결국 첫 팀을 내려준 택시가 다시 둔내역에 돌아가서 마지막 팀을 태웠고 겨우 워터파크에 도착을 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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