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헬스장

스물여덟 살, 참 좋은 시절이었지

by 풍선꽃언니

내가 다니는 필라테스 스튜디오는 오랫동안 헬스장이었던 자리다. 엄마랑 같이 다닌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경찰공무원 체력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엄마는 헬스장 코치한테 얘기를 잘해서 PT까지는 아니어도 매일 나를 봐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스물여덟 살 때 일이다.


필라테스 스튜디오에 갈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난다. 엄마가 해주는 집밥 먹으며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시절. 엄마는 내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기도해줬고 운동도 잘할 수 있도록 좋은 코치도 알아봐 주고 그랬다. 매일 가던 그 헬스장이 어떻게 생겼었는지 지금도 가끔 떠올려 보곤 한다.

필라테스를 하러 갈 때마다 왠지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당시에는 당장 닥친 시험이 중해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힘들게 운동하느라 좋은 시절인 줄 모르고 흘려보냈던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그립고 또 애틋했던 추억이 된 것 같다.


경찰 공무원이 되어있는 지금, 엄마 살아생전 내가 잘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보람도 있고 먹고사는데 지장 없는 좋은 직장에서 결혼도 하고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운동을 쉬고 오늘 나가니 운동이 무척 강도 높게 느껴졌다.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나가야지. 한 달 동안 두 번 빠지고 여태 잘 나갔다는 건 그래도 잘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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