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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선꽃언니 Jul 07. 2022

위독하다는 말, 침착해야 해

아무일 없어야 해. 진정해야해.

병원 응급실로 가는 길이다. 택시를 기다리는게 억겁의 시간이 었다. 요양원에서는 실장님과 간호조무사님이 번갈아가면서 미친듯이 전화가 온다.


아빠는 오늘 모처럼 친구들과 가평에 놀러갔고 남편은 회사 직원 조모상 빈소를 찾는 중이다. 남동생은 지금 한참 이사중이라 정신이 없다.


아빠는 가평에서 여기까지 물리적 거리때문에 당장 올 수 없어 내게 전화를 했다. 술이 반은 취했는데 정신은 없고 횡설수설. 알았으니 진정하고 내가 당장 가보겠다 하고 나왔다.


지금 나는 택시안이다. 가는 길목의 모든 신호에 다 걸리는 것 같다. 가만히 있으려니 가슴이 답답하다. 진정해야 돼. 활자로 침착을 외치며 꾹꾹 눌러 글을 쓰는 중이다.


할머니가 위독한 이 순간에 무슨 미친 짓인가 싶기도 하다. 갑자기 떠오른다. 무슨 심각한 일이 생기면 딴짓하며 몰두할 거리를 찾던 엄마의 엉뚱한 행동이.


할머니 잘못되면 아빠가 무너지고 아빠가 잘못되면 내가 무너진다. 나는 오늘 밤에 집에 못들어갈 각오로 채비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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