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안 해요

#29.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

by 풍선꽃언니

인스타그램,


나는 헤비 유저 까지는 아니었다. 데면데면한 친구사이에 어찌 사는지 근황 알림 정도의 의미에서 두 주에 한번쯤 포스팅을 하곤 했다.


나를 알리는데 크게 관심이 없없지만 그에 비해 지인들의 소식에는 꽤 관심을 기울였다. 자주만나지 못해도 소식을 알아두려 애쓰는 것은 내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다.

이번에 아이를 낳았네, 엄마 판박이다 예쁘네 어머
집을 샀다고? 대박 요즘같은 시기에 이야
이 커플은 여전히 예쁘게 만나는구나 흐뭇

엄마가 죽던 날 하늘이 정말 파랬다. 선선한 봄 날씨에 횡단보도를 웃으며 걷는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보였다.


나는 불행한데 만개한 벚꽃이며 활보하는 행인들의 웃음소리며 평소와 꼭 같은 풍경들이 잔인하게 느껴졌다.

인스타그램 속 세상도 꼭 같았다. 다른세상. 웃는얼굴.

그날 바로 인스타그램을 내 휴대폰에서 지워버렸다.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화가났다.

나는 당분간 내 마음의 소리에 더 많이 집중하려한다.

좀 더 단단해진 내가 세상에 나설 용기가 생겼을 때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이 좋겠어.

지금의 울상짓는 얼굴로는 민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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