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것들
내 취미는 늘 무언가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무언가를 오래 보고, 계속 이야기하고, 결국 마음을 주는 일.
대상은 계속 바뀌었지만
좋아하는 방식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생애 최초의 시력 검사를 했다.
좌 0.3, 우 0.5. 그날 당장 엄마 손을 잡고 안경점에 방문했다.
TV를 너무 사랑한 결과였다.
나의 TV 사랑은 드라마, 예능, 만화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했고, 지금까지도 사랑하는 것은 '아이돌'이다.
친구들이 동요를 부를 때 가요를 부르고,
율동을 할 때 혼자 댄스를 추던 어린이는
서른이 넘어서도 아이돌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자랐다.
첫사랑의 기억은 퍽이나 강렬하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갔던 아이돌 콘서트에 입고 갔던 옷이 아직도 선명하다.
'오빠'가 뿌려준 물이 마르는 게 싫어서 징징거렸던 것도,
'오빠'가 뿌려준 '성수'가 묻은 옷이니 절대 빨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도.
아이돌 외에도 나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사랑해 왔다.
주말 저녁 황금 시간대의 예능을 챙겨 보고,
내 취향의 드라마나 영화에 과몰입해보기도 하고,
박지성 선수 덕에 접하게 된 해외 축구에 열광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스포츠 장르와 선수를 좋아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가 사랑해 온 것들은 전부 콘텐츠였다.
TV였고, 아이돌이었고, 무대와 화면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세계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있다.
여전히,
무언가를 사랑하는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