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김치 콩나물 국밥
엄마는 일요일 아침마다 김치콩나물국밥을 끓여주셨다. 늘 변함없는 메뉴가 식상할 법했지만 우리 세 남매는 불평하지 않고 곧 잘 먹었던 것 같다.
매일매일 포도밭에서 땀이 범벅되어 온몸이 젖을 때까지 일하시며 일요일도 쉬지 못하시고 아이들의 아침을 챙겨 먹이고 뒤돌아보면 일주일 동안 쌓여있는 집안일을 해내는 그 시간은 엄마에겐 결코 황금 같은 주말이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나는 결코 그때 엄마의 애처로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든지 아니든지 우리는 우리밖에 몰랐다. 뜨거운 김치콩나물국밥을 한 대접씩 받아 들고는 후후 불어가며 뜨거운 국물과 밥알을 넘길 때는 국물의 감칠맛과 먹기 좋게 불려진 밥알의 조화가 참 근사했다. 시간이 지나 좀 식어버린 국밥은 그 나름으로 또 맛있었다.
엄마의 수고로 매일 일요일 아침 차려지던 그 김치콩나물국밥을 나는 참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결혼 11년 차, 갑자기 그 음식이 떠올랐다. 엄마가 자주 해주셨는데.... 어떻게 만드는 거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콩나물, 김치, 밥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가 있어 보여였다.
다시마 육수에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다가 소금, 참치액젓으로만 간을 하고 파를 조금 넣고 밥을 넣어 한번 더 끓이면 완성! 밥은 너무 오래 끓이면 죽처럼 퍼지기에 나중에 넣어야 한다.
맛을 보니 엄마가 끓여주신 그때의 맛과 얼추 비슷했다. 얼큰한 국물에 콩나물이 아삭아삭 씹히니 먹는 내내 맛있고 즐거웠다.
지금도 여전히 포도밭에서 고군분투하시며 다 키워놓은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려고 애쓰시는 우리 엄마.
아이들에게 밥을 해 줄 때마다 엄마가 생각난다.
우리 엄만 대체 그 힘든 상황에서 아이 셋을 어떻게 키웠을까 하고.
내가 매일마다 만들어주는 아이들을 위한 밥상을 이들도 언젠가 문득 떠올리지 않을까.
그 기억이 따뜻했으면, 그 안의 행복한 기억들이 버무려져 맛있고 향기로웠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