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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Jun 09. 2019

성공하고 싶다. 성공하는 방법. 운? 노력?

성공은 운이 좋아야만 할까, 노력보다 재능과 운이 중요한 걸까



 아침마다 눈을 뜨면 괴롭다. 늦잠 자고 싶다. 회사 가기 싫다. 성공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막연한 성공을 쫓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에 무엇이 성공인지, 자신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오늘은 ‘성공’과 ‘성공하는 법’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행복엔 자유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체적으로 사는 삶.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기여하며 인류에 공헌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어릴 적 철없는 꿈처럼 일 하지 않고 해외여행만 다니며 돈을 펑펑 쓰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


 행복은 감정이다. 그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돈은 그 자체로 성공의 목표가 되지 않는다. 돈을 통해 자유가 성취되는 데 의미가 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사랑하는 자녀와 아침식사를 하고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다. 출근 걱정 없이 밤새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출근길 지하철, 좀비처럼 표정 없는 사람들 틈에 끼어 한쪽 팔을 못 쓰게 됐다. 그때 한 손으로 바라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늦잠 잘 수 있는데 안 자고 싶다.
출근 안 해도 되는데 일찍 하고 싶다.
일 안 해도 되는데 열심히 하고 싶다.
놀아도 되는데 안 놀고 싶다.
돈 써도 되는데 안 쓰고 싶다.
밤 안 새도 되는데 새고 싶다.
싸가지 없는 성격인데 친절하고 싶다.
퍼스트클래스 타도 되는데 안 타고 싶다.
명품 입어도 되는데 유니클로 입고 싶다.  


 더 자고 싶은 이유는 늦잠 잘 수 없기 때문이다. 명품을 소비하고 싶은 이유는 마음껏 못 사기 때문이다. 어릴 적 과자가 그렇게 맛있고 귀했지만, 과자의 종류와 맛이 더 다양해진 지금 그때처럼 환장하지 않는다. 지금 먹어도 맛있지만, 언제든지 나가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N포 세대, 청년의 낮은 취업률이 문제인 사회에서 25살 어린 나이 안정적인 직장에 덜컥 취업했다. 주변으로부터 감사함을 강요받으며 서서히 월급에 중독돼 간다. 허덕이는 내 모습과 쥐꼬리만한 연봉에 한탄한다.(중소기업 대비 낮은 연봉은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우러러보고, 퇴근길 로또 명당집 앞에 줄서있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본다. 나는 성공을 앙망한다.


아, 성공하고 싶다.
어떻게 성공하지?



 성공한 사람들은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준다. 이루고픈 목표를 글로 쓰고 매일 반복해 큰 소리로 읽으라고 한다. 강렬하게 상상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이룬 그 모습을 눈앞에 그리라고 한다.


 다른 한편에선 ‘노력-성공 인과론’을 비판한다. 김정운 박사는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서 “노력-성공 인과론은 미국식 성공 처세서가 출판 시장을 휩쓴 20세기 후반에나 나타난 현상”이라며, “삶의 방식이 단순했던 옛날에도 ‘운칠기삼’이었지만 수많은 성공 처세서는 여전히 ‘우공이산’을 주장한다”고 말한다.



운칠기삼 運七技三
운이 칠 할이고 재주나 노력이 삼 할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일은 재주나 노력보다 운에 달려 있음을 이르는 말.
우공이산 愚公移山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말. 우공(愚公)이라는 노인이 집을 가로막은 산을 옮기려고 대대로 산의 흙을 파서 나르겠다고 하여 이에 감동한 하느님이 산을 옮겨 주었다는 데서 유래.


 복잡계의 삶이 나를 내두른다. 성공하고 싶어서 20대 초반부터 나폴레온 힐의 <성공의 법칙>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하지만 <부의 추월차선>의 저자 엠제이 드마코는 “당신을 한 발 한 발 인도해 줄 매뉴얼 같은 건 없다. 매뉴얼이 없단 것을 깨달았다면 기뻐하라”고 한다. 사람들이 성공을 향한 매뉴얼을 찾다가 인생을 낭비한다는 것이다.


 줏대 없이 권위 있는 사람의 말만을 신봉해왔다. 그들이 말하는 것이 무조건 진실이며 책에서 언제나 답을 찾는 교육과정에서 20년을 지내왔다. 그렇게 성장한 나는 나만의 생각과 판단은 없었고, 운칠기삼과 우공이산을 동시에 믿고 있다.


 성공하고 싶다.
 성공은 운이 좋아야만 할까.
노력보다 재능과 운이 중요할까.



 엠제이 드마코는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UNSCRIPTED>에서 우리가 믿는 거짓말들 중 하나로 ‘행운아 속임수’를 소개한다. 낙오자들이 비이성적인 의견으로 ‘운’을 운운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들이 말하는 이상한 ‘운’을 자신은 경험했다고 말한다.


 운이 좋아서 친구들처럼 주말이면 술과 약에 절어 지내지 않고 대학에 들어가 힘들게 공부하기로 선택했다. 운이 좋아서 졸업 후 취직하지 않고 기업가정신에 초점을 맞추기로 선택했다. 운이 좋아서 영양보충제 사업, 장신구 사업, 모기지 사업을 시작하기로 선택했고 실패했다. 운이 좋아서 네 가지 네트워크 마케팅을 시작하기로 선택했고 또 실패했다. 그후로 세 번이나 사업을 말아먹었지만 난 운이 좋아서 기업가적 꿈을 붙잡고 나아가기로 선택했다. 운이 좋아서 자존심을 버리고 고등학교 중퇴자에게나 맞는 직업을 받아들이기로 선택해 고생을 했다.
 친구들이 취직해 수월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난 운이 좋아서 리무진 운전사로 일하기로 선택했다. 운이 좋아서 공항, 결혼식장, 술집 밖에서 죽치고 기다리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인터넷 기술에 대해 매일 책을 읽기로 선택했다. 운이 좋아서 리무진 사업에서의 새로운 필요를 발견하고 무엇인가를 시작하기로 선택했다.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성공에 운 핑계 대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엠제이 드마코는 ‘운’과 ‘확률’에 대해 이야기하며 중요한 건 ‘인식’이라고 알려준다.

 동전을 던져서 운의 검증을 해보자. 동전을 던져 앞뒷면을 맞췄다고 ‘행운아’라고 하지 않는다. ‘확률’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전의 면을 맞추면 100억원의 상금을 받는다고 하자. 그럼 결과가 ‘운’으로 여겨진다. 확률은 변하지 않았지만 ‘인식’이 변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복잡계다. 경제 경영 정치 사회 자연환경 등 우리를 둘러싼 대부분의 환경이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상호작용해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고, 결과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미래 예측이 어려워도 다음과 같은 예상은 해 볼 수 있다. 10년 후에도 성공한 사람 중 일부는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도 나처럼 해봐, 그럼 성공해!”라며 무책임한 말을 내뱉을 것이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그가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으면 성공하지 않았을 테니.


 반대로 실패한 낙오자들 중에도 “인생은 운이야, 성공하려면 운이 필요해”라고 말할 것이다. 자신의 실패를 자신이 아닌 타인, 외부 상황과 환경을 탓할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노력해봤자 인생은 운이야, 운좋은 사람이 성공해!”라고 무책임하게 말할 것이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운이 중요하긴 하니까.



 결국 내가 내린 성공의 방법은 꾸준함으로 시도 횟수를 늘리는 것 뿐이다.


 나는 현재 매일아침 내가 세운 ‘내 인생의 성공의 법칙’을 글로 쓰고, 단기 목표를 100번씩 반복해 쓰고 있다. 비전과 인생 목표, 연도별 연간 분기별 월별 계획을 나름 고심해 벽에다가 써붙였다. 회사 퇴근은 나의 또다른 출근시간이 되었고 12시에 일정이 끝나는 삶을 살고 있다.


 나름 열심히 살아봤자 여전히 불안하다. 이렇게 해도 무엇이 달라질까 하는 무용감과, ‘이거라도 안 하면 뭐할 건데?’라는 막연함이 섞인다. 마음엔 혼란함과 답답함이 가득 찬다.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자신을 보면 애처롭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은 보장돼 있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나는 앞서 언급한 2가지 유형의 사람은 절대 되지 않으려 한다. 성공해도, 내 노력 덕분에 성공했다며 다른 사람에게 ‘노오오력’을 강요하는 사람. 또는 운이 없어 실패했다며 다른 사람의 도전을 방해하는 사람.


 난 오늘도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사람에게 응원과 격려, 지지를 보내겠다. 열정이 식으면 걱정이 된다. 처음 시작할 때 불타오르던 마음은 사라지고 ‘이게 맞는 걸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든다. 그러한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보고 다시 마음을 다잡길 바란다.


 성공에 운이 중요한 것은 맞다. 성공이 운이라면 시도 횟수를 늘리자.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자. 그 과정을 지속하면서 글로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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