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나는 동생과 직장 동료와 발레핏 학원을 같이 다녔다. 공통으로 좋아하는 선생님도 있었고, 각자에게 더 잘 맞는 선생님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 혼자 새로 오신 선생님 수업을 듣게 됐다. 그런데 정말 수강생들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혼자 운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쓱쓱 휙휙 보여주고 하세요~ 이런 식이었고, “여러분 왜 땀을 안 흘리세요!! 저처럼 이렇게 땀이 나야 해요.”라는 식으로 다그쳐서 당황하기도 했다. 당연히 이날 나는 1시간 동안 운동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고, 동생과 직장 동료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둘은 의식적으로 꽤 오랜 시간 동안 그 선생님을 피했다. 이때 내 한 번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당시엔 화가 났고 타당한 이유를 들어 별로였던 점을 말했지만, 막상 모두 피하니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한참 시간이 흘러 직장 동료가 그 선생님 수업을 듣게 됐다. 그래도 내가 말했던 부분은 많이 고쳐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이후론 종종 그 수업을 가는 듯 보였다.
운동뿐만 아니라 어떤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공연과 접목해 보자면, 나와 동생도 사실 작품이나 배우 불호 후기를 보고 영향을 받는 편이다. 한편 별로 안 받는 편이라고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미 봐 본 배우거나 좋아하는 배우라면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다고 그 배우를 안 보진 않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볼 땐 그러지 않았지만, 원래 어떤 특징을 보이는 배우인 걸 알게 되면 피하기도 한다. 또, 아직 보기 전인 배우라면 조금 주저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그런데 불호 내용이 우리에겐 별로 개의치 않다면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아직 어떤 것(사람이든 작품이든)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부정적인 의견만 보거나 듣게 되면 선입견이 생기고, 꺼려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럼 무조건 좋은 점만 이야기해야 할까? 분명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이야기만 보고 갔을 때 기대와 다르면 실망도 더 커지기 마련이니까. 내가 아무 생각 없이 한 한 마디가 누군가에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나이 들수록 말을 아끼라고 하는 건가 싶다. 최대한 실수할 상황을 줄이기 위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서 호불호 후기를 쓰다 보면 불호 후기의 적정선이 어디인지 저울질하게 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하지만, 단어 선택이나 표현에서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돈을 지불한 소비자라고 선 넘는 발언을 할 권리까지 주어지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이 든다. 많은 공연을 보면서 당연히 모두 마음에 들 순 없다. 후기를 쓸 때 어떻게 누군가에겐 편견을 심어 주지 않으면서 선택에는 도움이 되게끔 전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