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걸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강요 아닌 강요를 하던 적이 있었다. 물론 혼자 좋아해도 좋지만 같이 좋아하면 더 좋으니까. 하지만 취향이 그렇듯 본인 취향 아닌 걸 백날 요구한다고 갑자기 휙 바뀌진 않는다(서서히 스며들 순 있어도).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부모님과 우리에게 본격적인 취미가 생겼다. 서로의 취미를 같이 즐기면 좋겠다고 생각해 우리는 부모님이 서울에 오시면 무조건 공연을 함께 보러 가곤 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자 부모님께 관극은 우리만큼 와닿진 않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엔 호기심이 컸다면, 이제 호기심은 사라졌고 부모님께는 비용 대비 그만큼의 가치까진 없는 것이다.
아빠도 우리에게 오랜 시간 추천하는 취미가 있다(요즘엔 포기하신 듯하다). 그래서 나는 조금 배우긴 했지만 동생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누가 끌고 가서 배우라 하면 배우겠는데, 이 정도 의지라는 건 우리에게는 그만큼의 가치까진 없는 거 아닐까. 서로 주말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본가에 내려가고, 서울에 올라오는 절대적인 횟수는 줄었지만, 문득 각자의 삶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걸 즐기는 모습이 건강하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내가 좋아한다고 남이 꼭 좋아할 거라는, 좋아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게 된다. 이 모든 행동이 결국 상대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면 더더욱 자신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너무너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몸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