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이런 문장이, 말이 떠올랐을까. 그랬다. 머리 속에 떠오르고 문득 문득 나 혼자 독백을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건 없는거고. 실패한 건 한거지. 누구는 안할 줄 알았나. 그러나 내가 지금 이리 허한건 너무나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가 깨닫고 있다는 점이다. 종이에 선을 그어 가위로 주욱 자르다 선과 상관없는 곳을 자르고 있는 것을 알게된다면 아. 잘못했네. 다시. 다시하면 된다. 그러나 다시 할 수 없는 시간들이 있는거다. 되돌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이거, 내가 언제 어떻게 이런 현실 앞에 있는거지? 얼떨떨 믿기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벽 앞에 서 있었던 기분이었는데. 지금이 그렇다.
“아버지가 나 정 많은 부자 되라고 이름도 예쁘게 지어줬는데.. 아버지..나는 실패한 거 같다. 그냥 내가 너무 못났다. 나 자랑이라고 하지 마. 나 너무 나빠진 거 같다"(드라마 인간실격중 부정의 대사 한자락)
어젯밤 딱 그런 내 맘을 드라마 속 누군가의 목소리로 들었다. ‘어. 이게 뭐지?’ 그가 울고 있는데 나에게까지 마음이 전해졌다. 처음 보는 드라마 속 그를 나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래 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