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흘살기 전문가 Jul 07. 2024

5. 에어비앤비 숙소 복이 넝쿨째~

빅 아일랜드 힐로_숙소에서 힐링하기

숙소 결정이 여행의 재미와 질을 높이는데 한 몫하는 건 여행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부분이다. 

하와이 여행 일정을 짜며 호텔에서 편하게 먹고 잠만 자는 여행보다는 현지인과 아이들이 직접 부딪히는 시간을 늘려주고자 전 일정 에어비앤비를 고집했고 총 3군데의 에어비앤비 중 빅아일랜드 코나에 이어 힐로는 두 번째 숙소이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꿈인 아이들이라 일부러 동물이 많은 곳으로 골랐호스트 역시 또래의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라 숙소 예약 후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안심이 되었지만 눈으로 보기 전까진 긴장이 풀리지 않는 법이다.


'찰카닥!'


차고 게이트 문이 열리고 주차를 하고 호스트가 넣어놓은 비밀 장소에서 열쇠를 찾아 숙소 문을 열었다.


"와와~ 여기가 더 좋다! 코나도 좋았는데 여기가 더 좋아!"


코나에서 힐로까지 장장 두 시간의 운전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마법 같은 순간이다. 우리의 도착 소리에 넓은 마당에 바로 펜스 하나를 두고 사는 집주인이 나와 환영인사를 하고 키우는 애완동물 중 강아지 두 마리와 개냥이 'Kea'를 소개하며 이 세 마리는 거의 풀어놓고 기르다시피 하니 혹시 불편하면 말해달라 이야기한다.


도착 전엔 생후 1년 정도의 puppy라고 소개했는데 퍼피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아이한테 점프하며 터프하게 환영인사를 하는 바람에 둘째 아이가 당황해 울어버렸다. 호스트에게 혼나고 다시 점잖아진 퍼피? 두 마리는 호스트를 따라 집으로 들어가고 개냥이 Kea는 아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첫날부터 우리 숙소에서 살다시피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호스트는 마우이 화재 때 집이 모두 타버려 빅아일랜드로 이주한 이재민으로 2마리의 개와 7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데 이 많은 동물들도 대피 과정에서 주인을 잃어 직접 구조한 동물들이었다. 우리 숙소에 동물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 특징을 설명하는 사진첩과 숙박객이 동물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강아지와 고양이 간식, 아이들이 마당에 마음껏 그림 그리라고 색색깔의 분필까지 구비해 두어 따뜻한 마음씨에 머무는 내내 감동을 받았다.



숙소 여기저기 열어볼 때마다 감동, 또 감동. 처음 코나 숙소에 머물 때 그곳만 숙박객의 편의를 위해 각종 물품을 구비해 둔 줄 알았는데 힐로 숙소는 감동이 두 배였다. 옷장을 열어보니 날씨 추울 때 덮는 담요, 구명조끼, 해변의자, 비치타월, 아이스박스 등등 없는 게 없었다. 각종 보드게임도 구비되어 있었는데 매일 스케줄이 바쁘다 보니 써보지도 못해 아쉬웠다.




 

냐옹~문 열어달라는 Kea. 썬셋이 고스란히 보이는 앞마당.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 채널까지 모두 오픈해주어 마음대로 골라서 볼 수 있었던 아이들에 맞는 최적의 숙소.  



한국에서 여행기자를 하며 직접 호텔이나 숙소 취재를 해보면 사진보다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국은 대체적으로 백화점이나 가정집에서 LED조명을 쓰지 않고 어두운 조명을 쓰는데 그래서일까. 직접 보면 사진보다 숙소 컨디션이 좋았다.  


호텔이었다면 주차하고 짐 내리고 체크인하고 짐 가지고 숙소 다시 찾아가는 그 시간도 절약이 되어 에어비앤비를 추천하는데 한편으론 이렇게 현지인 만나고 하는 것도 불편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침마다 굿모닝 인사하며 오늘 어디 가는데 근처 맛집 알면 알려달라 이야기도 나누며 호스트에게 많은 정보를 얻었다.


호스트의 아이들은 오전 6시면 기상해서 7시 넘자마자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데 미국학교는 여유로운 줄 알았더니 아니었네 하며 미국 학교에 대한 환상을 버린 큰 아이와 현지 사람에게 말붙임에 재미를 느낀 둘째 아이.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하며 현지인과 교류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귀중한 경험을 얻게 되었다.


   

  


두 번 연속 이런 숙소를 경험하게 되었으니 숙소 복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빅 아일랜드의 코나가 메인 지역이다 보니 힐로는 화산국립공원을 찍고만 가기 바빠 패스하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는 힐로 또한 코나와 다른 색다른 매력에 안 왔으면 큰일 날 뻔~을 달고 살았다.


코나에서 3박 4일, 힐로를 2박 3일로 잡았는데 힐로에 온 첫날임에도 코나보다 힐로를 길게 잡았어야 했다며 후회도 했다. 코나는 비교적 잘 알려진 관광지인 반면에 힐로는 미지의 보물섬 같은 느낌이다. 네이버나 구글에도 아직 나오지 않은 비밀의 장소가 더 있을 것이라 확신이 드는 곳이다.   


하와이에 온  5일 차. 숙소에서 동물들과 뒹구르며 힐링을 하고 있다니. 꿈만 같다. 힐로의 숙소는 우리에게 쉼도 주었지만 잠시 집에 온 듯한 안정감을 주어서인지 지내는 동안 꿀잠을 잤다.


에어비앤비 숙소 잘 고르는 Tip

1. 호스트가 직접 임대하고 근처에 사는지 알아볼 것. (호스트 소개 글에 정보가 대부분 나와있음. 업체인지 개인인지 꼭 확인, 개인들이 주로 관리 깔끔하고 업체는 청소 용역을 쓰기에 컴플레인이 더러 있는 편)

2. 예약 후 예약 메일 컨펌받으며 꼭 메일로 먼저 소통해 볼 것. (피드백이 빠른지 임대만 해두고 관심이 없는지 알 수 있고 피드백이 빨라야 현지에서도 숙소 관련 문제 생겼을 때 해결이 빠르다)

3. 예약 전 리뷰를 꼼꼼하게 살펴볼 것.(리뷰가 적어도 최근 오픈한 곳일 수 있으니 리뷰수에 치중하지 말고 리뷰글을 꼭 봐야 함. 벌레, 치안, 위생 등 많은 정보가 나온다)

작가의 이전글 4. 아포가토 한 잔과 쌀국수 한 그릇, 굿바이 코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