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은 처음일지라도 듣은 얘기는 있는지라 먼저 캐디 보너스를 챙기려는 W는 얼마를 해야 할지 물어본다. 나는 2년 전에 했지만. 얼떨떨하여 홀인원 경험 있는 동반자의 의견을 따랐다.
동반자의 말.
" 이 골프장은 싼 곳이라 10만 원만 주면 돼"
사실 나는 백순이 실력이지만 실력과는 상관없는 홀인원을 하고 싶어 오랫동안 캐디보너스용 봉투에 20만 원을 넣고 다녔다. 딱! 내 경제 수준과 심리적으로 적절한 금액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봉투를 넣고 다닌 지 몇 년이 흐르고 보니 급할 때 그 돈을 빼 썼던 모양이다. 2번의 경험자에게 현금을 빌리지 못하고 약간의 민망함을 가지고 캐디에게 10만 원만 주게 된다.
그때의 경험을 이번 홀인원한 W에게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10만 원의 민망함이 더 커지더라고.
홀인원 한 그녀는 현금을 빌려 결국 30만 원을 캐디보너스로 줬다. 이 금액의 적정선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연금생활자로선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사업가 남성골퍼는 100만 원 줬다고도 한다. 남이 어떻게 하든 60대 나이의 할매 입장에선 많이 준거라고 주위에서 말했다 한다.
당일 홀인원골퍼에 대한 골프장의 서비스가 꽤 좋았다. 사이즈에 맞는 그린재킷과 증서를 준비하여 전달하고 사진촬영도 친절히 해주었다.
물론 재킷은 사진 찍은 후 돌려주는 것이었지만.
홀인원 그녀는 그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져 캐디보너스를 20 만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리게 된다.
W는 이 홀인원을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한다.
나?
' 친구들도 많이 하는 거 나도 했다. 홀인원 '
정도의 기분이라 패도 만들지 않고 그냥 동반자에 밥사고 그 후 골프공 선물하는 것으로 끝내고 그리고 리턴라운딩도 안 했다. 그때의 계절적 상황이 왠지 시간상으로 깔끔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후회는 없는데 캐디보너스를 적게 준건 여전히 민망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아는 지인들에게 골프공 돌리고 밥사고. 경비로 150만 원 썼다. So what?
통계적으로 홀인원 당사자에겐 3년간 재수가 좋고 그걸 본 동반자에겐 1년간 재수가 좋단다. 후후 믿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분 좋은 일엔 밥도 사고 돈도 좀 팍팍 쓸 때 쓰는 할매이고 싶어 후회로 남을 민망함은 안 만드는 걸로 나와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