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y 영진

내가 사는 도시를 떠나 가장 많이 방문했던 도시가 부산이다. 밤 12시에 해운대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있었다. 친구들, 선후배들과 술을 마시다 그 시간 즈음이 되면 취기가 올라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역으로 향하곤 했다.


그즈음, 혹은 그보다 더 오랜 기억일 수 있는데, 어쩌면 너무 선명해서 부산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태종대의 자살 바위라고 불린다는 곳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신발 두 짝이다.(지금은 그 바위가 없다고 알고 있다)


그랬던 우리가 삶의 시간에 쫓겨 뿔뿔이 흩어지고 바빠지면서 밤 12시에 해운대로 달려가는 일은 드물어졌지만 직장 때문에, 결혼 때문에 부산으로 간 친구, 선후배, 형, 동생 때문에 부산은 여전히 즐겨 찾는 곳이었다.


해운대로, 광안리로, 송도로 바다를 만나러 가기도 했고 서면으로 부산역으로 대학가로 이름도 알 수 없는 그들이 몸담고 있던 동네에서부터 행사 때문에 찾은 여러 공간들 까지. 술과 밥과 커피와 사람과 바다와 숲과 서점과 책과 강연과 온갖 만남이 그득했던 시간이었다.


바다가 없는 도시에 살다 보니 더 바다를 찾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과 예술작품 속에서 만난 바다가 그립기도 했을 것이다. 바다가 보고 싶을 때면 해운대로, 동해시로, 남해시로, 통영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들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살아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웃 작가님의 부산 여행에 대한 몰입감 높은 글을 읽다보면 몸이 그곳에 가 있는 것만 같다. 그 덕분에 부산에 대한 추억에 잠기곤 했다. 모두들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뜸해진 것은 수년째 글쓰기를 위해 나의 생활을 단순화 한 때문이겠다.



2025. 10. 16.




대문사진-어느해던가 해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