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진 Jul 24. 2023

거짓말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완벽한 거짓말] 읽기

영화 <완벽한 거짓말>의 주인공 마티유의 거짓말이 완벽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마티유의 거짓말을 의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그러할 것이다. 마티유의 거짓말은 완벽하지 못했고 거짓말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  

    

마티유는 애초에 거짓말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걸 몰라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는 반응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마티유는 ‘죽은 사람의 기억’을 훔친다. 작가가 되고 싶었고 출판사에 보내는 원고는 번번이 출판 불가 통보를 받는다. 마티유는 죽은 사람의 기억을 훔쳐서라도 작가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거짓말이 몰고 올 흔한 비극적 결말을 몰랐을 리 없을 테고 간절한 욕망은 그렇게 망각을, 아니 거짓말을 몰고 온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거짓말은 거짓말을 하는 순간 지켜내야 할 참말이 되어 간다. 마티유는 거짓말이었는데 참말이 된 거짓말을 지켜내기 위해 살인을 하고 자신마저 죽은 사람으로 만든다. 사랑했던 아내와 아이에게서마저 떠나야 했다.


완벽해야 하기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되어야 했던 그의 슬픈 거짓말을 보면서 과연 그 의 아내에게 보였던 마음마저도 진심이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 역시 그의 거짓말이 치러야 할 대가일 것이다.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이 진심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거짓말로 인해 더 이상 사랑하는 이에게마저 진실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 또한 거짓말로 인해 치러야 할 슬픈 대가인 셈이다.     


영화가 보여주듯 비극적 결말이 거짓말의 운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사람들이 참말이라고 ‘믿고 싶은 거짓말’들이 존재한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 속에는 ‘거짓말처럼 날이 개었습니다.’ ‘거짓말처럼 씻은 듯이 다 나았습니다’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우리는 가장 좋은 순간을 믿기 어려워하고, 그렇기에 그 순간에 ‘거짓말처럼’이라는 수식어를 앞장 세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두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을 두고 ‘거짓말처럼 아름다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이 우리가 쇼와 같은 영화를 보는 재미이기도 할 것이다. “대개 우리의 간절한 소망들은 결국, 거짓말의 그릇에 담긴 간절한 진실과 같”기에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라면 관객들은 기꺼이 속아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속임수를 보이지 않게, 오랜 연습 끝에 노련하게, 눈 깜짝할 사이에 보란 듯이 속일 줄 아는 마술사”를 그리워하는 것일 테다.


("    "은 김소연, [마음사전], ‘거짓말, 당신을 위하여’에서 인용)


2017. 9. 21.

매거진의 이전글 그가 살려했던 삶을 살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