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by 영진

‘언니’라는 말은 자매 사이에서 쓰는 말이니 남자인 내가 ‘언니’라는 말을 쓸 일도 들을 일도 없다. 그런데, 쓴 적이 있다. 오래전 산악부에서 여자 선배들을 남자 후배들이 ‘언니’라고 불렀다. 그때 쓴 ‘언니’의 어원에 대해서는 잊어버렸지만 그랬다.


언젠가 가끔씩 들은 적도 있다. ‘언제나 니 편’이라는 말의 줄임말로 나에게 그렇게 말하던 분들이 있었다. 나는 ‘언제나, 늘, 영원히’ 이런 부사를 잘 쓰지 않는 편이다. 문학적인 글보다 논문 같은 학술적인 글을 오래 쓰다 보니 그런 언어 습관이 몸에 밴 것일게다.


‘난 언제나 니 편이야’ 이 듣기 좋은 말에 대해 안 좋은 경험을 한 때문이기도 하다. ‘언제나 니 편’이라는 말은 언제나 자기 편이 되어달라는 말이기도 하더라. 거기까진 좋은데 ‘언제나 니 편’이라고 해놓고 자기 편이 안 되어주면 배신자로 낙인찍으려 드는 사람들을 경험하면서 ‘언제나’라는 부사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살다 보니 상황에 따라 ‘언제나, 늘, 영원히’ 같은 말이 필요할 때가, 그럴 리 없음에도 진실일 때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그래서 적절한 타이밍에 그런 말을 쓰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부사들이 기꺼이 써지지는 않는다.


나는 편 가르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나는 언제나 니 편이 아니라 나는 언제나 내 편이다. 필요에 따라 니 편이 되어줄 수 있을 뿐이다. 영원히 니 편이 되어주고 싶을 때가 있긴 하다.


그렇게 말할 때도 있지만 지금의 마음이 그렇다는 것이고 그 말을 지키려고 하겠지만 나중에는 니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언제나 니 편이길 바란다면 언제나 니 편이 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나는 언제나 내 편이다.



2026.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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