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의 저자인 사이토 고헤이의 삶은 ‘자연과 사람을 돌보는 노동’, ‘자본주의 연구 및 저술 활동’, 그리고 ‘여행’으로 이루어지는 듯하다. 그를 만나기 전부터 나 역시 그와 비슷한 삶을 지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알게 된 것이 반가웠다.
그 반가움의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자본주의 연구와 관련한 ‘책’ 때문이다. 작년에 그가 ‘국가와 화폐’에 관한 책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특히, 그의 ‘국가’에 대한 ‘책’이 궁금하다. ‘국가’와 ‘자본’에 대한 그의 ‘책’이 기다려진다.
그의 책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가 빼어난 작가라는 것 때문이다. ‘빼어남’의 근거는 세상에 대한 ‘관점’과 ‘문제의식’, ‘풍부한 자료’, ‘글의 완성도’ 등이다. 그의 독자로서 그의 책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독자로서 그가 어떻게 사는지, 그의 삶이, 일상이 궁금하기도 하다.
그는 ‘자연과 사람’에 대한 돌봄 노동으로써 텃밭 가꾸기와 육아, 교육을 하고 있는 듯하다. 나의 삶에서 육아를 할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더 이상 대학에서 강의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의 육아, 그의 강의 방식, 교육에 관한 그의 생각들이 궁금하다.
그에게 ‘여행의 의미’는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추측건대, 그의 여행은 다른 문화, 낯선 것과의 만남에 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여행을 할 때 비행기 대신 주로 기차를 이용한다고 한다. 비행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이 유학을 했던 독일의 베를린까지는 비행기를 이용했을 테니, 비행기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이동 수단으로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있지만 손에 꼽을 정도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문명의 이기를 포기할 것까지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자연 파괴를 줄일 수 있는 노력들은 계속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나 에어컨이나 플라스틱 사용도, 소고기 섭취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의 노력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기업들의 무분별한 생산일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나 폐기물일 것이다.
언젠가 사이토 고헤이와 실제로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의 ‘책’을 기다리며 그의 생각들과 삶의 모습들을 떠올려보는 것은 ‘기다림이 즐거운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책을 기다리며 나의 책을 쓴다.
2024. 1. 27.
<대문사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을 영진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