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 만난 여행자들과 즐겨 듣는 음악을 나누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그 음악들 중 하나가 에피톤 프로젝트의 ‘선인장’이다.
햇볕이 잘 드는 그 어느 곳이든
잘 놓아두고서
한 달에 한 번만 잊지 말아줘
물은 모자란 듯 하게만 주고
차가운 모습에 무심해 보이고
가시가 돋아서 어둡게 보여도
걱정하진 마
이내 예쁜 꽃을 피울 테니까
언젠가 마음이 다치는 날 있다거나
이유 없는 눈물이 흐를 때면
나를 기억해
그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게
(‘선인장’ 가사 중에서)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 여행자와 함께 그리고, 어느새 노랫말과 함께 선인장이 가지고 있는 모양새가 떠올려지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만 잊지 말아줘’라는 가사가 유독 기억나는 노래이기도 하다.
때때로 들려오는 ‘선인장’을 들을 때면 만나고 헤어지던 여행자들을 새삼 떠올려보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나 생각해 보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엔 한 달 전 새해를 맞아 다짐했던 ‘무엇은 쓰고 무엇은 안 쓸 것인가, 무엇은 말하고 무엇은 안 말할 것인가’, ‘무엇은 하고 무엇은 안 할 것인가’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한 달에 한 번만 잊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새해라서가 아니라 어느 때는 안 그럴까 마는 특히 오늘날의 세상은 말과 글과 행동을 선인장 돌보듯 중요히 여겨 할 시대가 아닌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안 할 것인가가 더 중해진 시대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럴 수 있다면 노랫말처럼 서로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 수 있지 않겠나 싶은 것이다. ‘한 달에 한 번만 잊지 말아줘’야겠다.
2025.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