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사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다는, 허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는 늘 필요하다. 완전히 진실인 말도 완전히 거짓인 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부단히 진실을 추구할 때 거짓으로부터 멀어질 뿐이다.
진실은 아니지만 거짓을 말할 수도 있지만 말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더라도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짓을 말하게 된다. 보고 들은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사실인 양 말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거짓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런 점에서 남의 말을 ‘확인 과정’없이 믿을 경우 거짓을 진실로 알고 살아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거짓이 때로는 필요하고 자신에게 유리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두를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이 거짓의 운명이기도 하다.
-하영진, '안다는 것', <보라의 시간> 112-1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