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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 걸음

온몸을 던지는

by 영진

아르타바노스는 그리스와의 전쟁을 준비하던 크세르크세스에게 신중하라는 조언을 한다. “인간은 상황의 지배를 받는 것이지 상황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7권)라는 말과 함께. 아르타바노스의 지혜는 현실을 전체적으로 볼 줄 아는 혜안에서 나온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냉철하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기보다 기존에 하던 대로 행동하거나 자신의 의지에 기대어 행동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상황을 지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아르타바노스는 크세르크세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것이다. 그럴 경우 대개 상황에 적합한 행동에 실패하게 된다.


신중론을 펼치는 아르타바노스에게 크세르크세스는 소심하지 말고 대범하라며 위험을 감수해야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소심해서는 어떠한 행동도 주저하게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경솔한 행동은 우를 범하기 마련이라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을 하게 되는 순간은 찾아오게 마련이며, 그 행동의 적절함은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파악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 온몸을 던지는 판단을 통할 때 자신이 바라는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아르타바노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지혜는 상대적으로는 모든 입장이 옳다고 주장함으로써 그중에서 더 적합한 상황 판단과 행동을 못하게 만드는 상대주의로부터 멀리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소중해 보인다.


-하영진, ‘지배하지도 지배당하지도’, <웃으며 한 걸음> 152-153쪽.




웃으며 한 걸음 @하영진 - BOOKK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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