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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 걸음

진정성

by 영진

전체와 부분 양자를 다 갖춰야 한다. 그럼 어떡하면 되냐 할 때 아도르노는 지침이 있는 건 아니다. 보장되는 건 없다. 보장되는 건 없고 일종의 부도 수표 같거나 불량 수표다. 그렇지만 요구하는 것은 까다롭고 많다.


변증법적으로 사고함으로써 비로소 우리가 독단에 빠지거나 이데올로기에 매몰되거나 하는 데에서 벗어날 그나마 유일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아도르노가 답을 준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기는 하나의 모델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 사고하라고 하는 것이고, 이게 맞는 인식이라면 기존의 인식에다가 빛을 쪼여 서 새로운 빛이 나게 한다는 것이다.


아도르노의 논리로 보면 ‘전형’이라는 리얼리즘의 핵심 개념이 그런 걸 추구했다. 사유 개별 경험이 개별 존재 사건을 통해서 보편적인 문제들로 나아가려는 그런 것이었는데 아도르노는 전형을 심하게 거부한다.


전형이 따로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떤 개별자도 깊이 들어가면 그 안에 이미 현대사회가 너무 촘촘하게 얽혀 있어서 이 사회 전체가 드러난다. 이런 논리였다. 아도르노 논리는 어떤 개별자도 진정성 가지고 깊이 들어갈 때는 전체 사회가 드러나는 본질적인 문제가 나온다고 보는 것이다.


-하영진, '전형과 진정성', <감사히 한 걸음> 116-117쪽.





감사히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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