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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 걸음

제 때

by 영진

와인이 숙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와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흔히 인생이나 가족, 연인, 친구를 포함한 사람들의 관계도 숙성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와 인, 인생, 사람들의 관계가 숙성되어 ‘제 맛’을 내기 위해서 시간 이 필요하기에 시간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중요하고, ‘제 맛’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와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맛’을 떠나 서도, 와인이 그저 와인이 되기 위해서도 사람들이 함께하는 노동 이 필요하다. 그 노동은 기후와 토양 등 자연의 이치를 잘 알고 따르는 것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때’를 아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 71 다. 씨를 뿌릴 때, 거름을 줄 때, 수확할 때를 알아야 한다. 와인이 숙성되어 ‘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제 때’에 맞는 필요한 노동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바라는 맛을 내기 위해서는 그 노동에 기 술과 정성도 더해져야 할 것이다.


-하영진, '‘제 맛’을 내는 시간', <고요히 한 걸음> 70-71쪽.





고요히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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