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어느 해 나절
꽃가지 꺽어서
내밀던 눈동자
꽃과 향기는
바다의 물빛
휑하니 뚫린 신작로
걸어오다
돌처럼 바라보던 눈동자
가로수의 푸르름은
문필가
붓 끝에
악을 녹이는 독이 있어야
그게 참여다
청풍 부르는 소리 있어야
사랑이 있어야
눈물이 있어야
생명
다독거리는 손길 있어야
그래야 그게 참여다
-박경리,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다산책방 2025.